1930년대에는 심훈(沈熏)이, 1970년대에는 김민기(金敏基)가 각각 '상록수'(常綠樹)를 썼다. 심훈에서 김민기까지 40년, 김민기로부터 내가 사는 오늘날까지 40년이 지났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80년이라는 제법 긴 시간이 흘렀고, 20세기를 훌쩍 넘어 21세기 새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아직까지 상록수를 꿈꾸는가, 왜 우리는 상록수를 꿈꾸지 않으면 안되는가? 오늘도 바깥바람이 사뭇 차다. 2013. 11. 30 들풀처럼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 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 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칠은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