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뜨겁다. 그런데 그것이 백송이도, 만송이도 아니다. 무려 백만송이다. 뜨겁다 못해 불에 댈 정도다. 누구나 가슴에는 장미가 있다. 뾰족한 가시도 돋쳐 있다. 장미를 끔찍히 사랑한 릴케는 그 가시에 찔려 죽었다지? 그렇다고 가시가 없다면, 장미가 아니지.
'백만송이의 장미'(Миллион роз)는 라트비아의 가요 '마라가 준 인생'(Dāvāja Māriņa)에 러시아어 가사를 붙인 곡이다. 소비에트 연방의 가수 알라 뿌가초쁘(Алла Пугачёва)가 불러 세상에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때 그 사람'이 불러 힛트했다. 2014. 1. 18 들풀처럼
한 화가가 살았네.
홀로 살고 있었지.
그는 꽃을 사랑하는 여배우를 사랑했다네.
그래서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의 그림과 피를 팔아
그 돈으로 바다도 덮을 만큼 장미꽃을 샀다네.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붉은 장미
창가에서, 창가에서, 창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 놓았다오
그대가 아침에 깨어나면,
정신이 이상해질지도 몰라.
마치 꿈의 연장인 것처럼
광장이 꽃으로 넘쳐날 테니까.
정신을 차리면 궁금해 하겠지.
어떤 부호가 여기다 꽃을 두었을까? 하고
창 밑에는 가난한 화가가 숨도 멈춘 채 서 있는데 말이야.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붉은 장미
창가에서, 창가에서, 창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 놓았다오
만남은 너무 짧았고,
밤이 되자 기차가 그녀를 멀리 데려가 버렸지.
하지만, 그녀의 인생에는
넋을 빼앗길 듯한 장미의 노래가 함께 했다네.
화가는 혼자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그의 삶에도 꽃으로 가득찬 광장이 함께 했다네.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붉은 장미
창가에서, 창가에서, 창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 놓았다오
'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학(白鶴) (0) | 2014.02.01 |
---|---|
카츄샤 (0) | 2014.01.25 |
서른 즈음에 (0) | 2014.01.11 |
기차는 8시에 떠나네 (0) | 2013.12.28 |
거룩한 밤 (0) | 2013.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