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운대 숲속 여기저기 진달래가 피었다. 꽃길을 건너서 당도한 바다. 포근하고 따뜻하다. 봄바다다. 무수한 햇살이 쏟아지는 바닷가에 진을 치고, 진경스승의 법설을 듣다. 오늘 소개해 주신 것은 나찬(懶璨) 선사의 '낙도가'(樂道歌). 당대(唐代) '나찬'의 본디 이름은 명찬(明璨)이었으나, 천성이 소박하고 게으르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가 토굴에 머물고 있을 때 왕이 국사로 모시려고 사람을 보내 입궐을 종용한 적이 있었다. 초췌한 몰골로 콧물을 흘려가며 쇠똥불에 감자를 구워먹던 그는, 끝내 왕의 종용에 응하지 않았다 한다. 그의 '낙도가'는 다음과 같다. 불현듯 막걸리가 땡겼다. 2014. 3. 22 들풀처럼
포토 바이 들풀처럼. 법설하시는 진경스승과 이를 귀 담아 듣는 도반들. 왼쪽부터 온계·예담·호담.
나고 죽는 걱정이 없으니 다시 또 무엇을 근심하랴
물 속의 달이 형체가 없듯 내 항상 아무 일도 없을 뿐이네
만법이 다 그러하니 본디 그대로라 생겨남이 없는 것
고요히 앉았으매 봄이 와서 풀이 절로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