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이별가

浩溪 金昌旭 2014. 4. 19. 13:22

 

진도 세월호 침몰사고로 29명이 아까운 생목숨을 잃었다. 271명은 아직 생사유무조차 확인할 수 없다. 연일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당국에 대한 분노를 느끼는 것은 비단 유가족만이 아니다. 이미 유명을 달리한 이웃들의 명복을 빌며, 그들에게 마지막 노래를 바친다(최영섭 채보·편작). 2014. 4. 19 들풀처럼.  

 

이별이야 이별이야 / 너와나와 이별이야 

인제가면 언제오나 / 오는날일랑 일러주오 

배띄여라 배띄여라 / 만경창파에 배띄여라.

 

테너 박인수가 부르는 '이별가'

 

  

 

박목월(朴木月 1916-1978)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 박목월, 「이별가」(離別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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