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옛날은 가고 없어도

浩溪 金昌旭 2015. 1. 1. 18:46

마침내 50줄, 빼도 박도 못하는 쉰세대에 편입되었다.

이따금 공감했던 법정스님의 글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해는 저물고 아직 갈 길이 한량없이 먼데…

 

「옛날은 가고 없어도」(손승교 시, 이호섭 곡)

지난 날 남기고 온 나의 흔적을 새삼 되돌아 보게 한다.

2015. 1. 1. 들풀처럼

 

바리톤 김태선 님이 노래하는 「옛날은 가고 없어도」

 

법정(法頂 1932-2010)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소리, 우는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일랑 하지를 마소.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 척, 어수룩 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평안하다오.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 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 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돈,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 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 잔 사 주고

불쌍한 사람 보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 푼 줄 돈 있어야

늙으막에 내 몸 돌봐 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리 말이지만 이것은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 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오

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 봐도

가는 세월은 잡을 수가 없으니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마음씨 좋은 이로 살으시구려

 

멍청하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

그러면 괄시를 한다오.

아무쪼록 오래 오래 살으시구려.

 

- 법정, 「나이가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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