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50줄, 빼도 박도 못하는 쉰세대에 편입되었다.
이따금 공감했던 법정스님의 글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해는 저물고 아직 갈 길이 한량없이 먼데…
「옛날은 가고 없어도」(손승교 시, 이호섭 곡)
지난 날 남기고 온 나의 흔적을 새삼 되돌아 보게 한다.
2015. 1. 1. 들풀처럼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소리, 우는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일랑 하지를 마소.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 척, 어수룩 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평안하다오.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 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 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돈,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 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 잔 사 주고
불쌍한 사람 보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 푼 줄 돈 있어야
늙으막에 내 몸 돌봐 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리 말이지만 이것은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 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오
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 봐도
가는 세월은 잡을 수가 없으니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마음씨 좋은 이로 살으시구려
멍청하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
그러면 괄시를 한다오.
아무쪼록 오래 오래 살으시구려.
- 법정, 「나이가 들면」
'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구름 흘러가는 곳 (0) | 2015.01.15 |
---|---|
가고파 (0) | 2015.01.10 |
황혼의 노래 (0) | 2014.12.26 |
오 거룩한 밤 (0) | 2014.12.19 |
눈 (0) | 2014.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