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어린 가수이면서도 나이 많은 사람 목소리를 내는" 문주란은 1949년 부산 전포동 출신의 가수다. 꽃이 아름다운 관상용 식물 문주란(文珠蘭)과 이름이 똑 같다. 그러나 그녀의 본명은 문필연, 어언 일흔을 앞두고 있다. 방년 열 여섯에 「동숙의 노래」(1965)로 가요계에 데뷔한 그녀는 「돌지 않는 풍차」(1967), 「백치 아다다」(1971), 「공항의 이별」(1972) 등을 연이어 힛트했고, 국제가요대상·TBC가요상·MBC가수상 등 수많은 가수상도 잇따라 수상함으로써 한때 대중음악계의 스타로 우뚝 섰다.
그러나 지나치게 때 이른 개화(開花) 탓일까? 그녀의 삶은 실상 화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순탄치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뭇 연예인들이 그러하듯 그녀 역시 갖은 루머에 시달리는가 하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고, 연탄불을 피워 자살을 기도하고, 약을 먹고 자해하기도 했다. "나이 어린 가수이면서도 나이 많은 사람 목소리를 내"듯이 그녀는 어린 나이에 너무 일찍 세상을 경험함으로써 오랫동안 인성(人性)의 미성숙기(未成熟期)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서두르지 마라! 때가 되면, 알이 차고 고개도 수그려진다. 2017. 8. 2 들풀처럼.
사랑도 했다 미워도 했다
그러나 말은 없었다
소낙비 사랑에는 마음껏 웃고
미움이 서릴 때면 몸부림을 치면서
말없이 살아온 그 오랜 세월을
아아- 돌지 않는 풍차여
울기도 했다 웃기도 했다
그래도 한은 없었다
눈물이 흐를 때는 조용히 울고
웃음이 피어나면 너털웃음 속에서
말없이 지내온 기나긴 세월을
아아- 돌지 않는 풍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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