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치다

부산일보 독자위원회 10월 좌담회

浩溪 金昌旭 2011. 3. 14. 17:13

부산일보 | 29면 | 입력시간: 2008-10-28 [10:10:44]

 

[부산일보 7기 독자위원회] 10월 좌담회
'글로벌 금융위기'해법 너무 혼란, 딱 꼬집어 분석했으면…
오금아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부산일보 7기 독자위원회] 10월  좌담회
[부산일보 7기 독자위원회] 10월 좌담회
  이 재 희 부산성폭력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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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제7기 독자위원 10월 좌담회가 27일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최근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심층적이고 세밀한 분석 보도를 원했다. 또 각종 사회 문제들에 대해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적절한 대안과 예방책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좌담회에는 김성수(변호사), 김정아(부산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김창욱(음악평론가), 박순양(부산은행 경제연구소 소장), 이재희(㈔부산성폭력상담소 소장) 위원이 참석했고, 사회는 본보 인물독자팀의 유명준 팀장이 맡았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더 큰 타격을 받아 경제위기가 가장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또 쌀 직불금 파동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문제도 다시 한번 부각되었습니다. 지난 한 달간의 부산일보 보도에 대해 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성수 위원=지난 10월 대부분 신문의 지상을 장식한 것이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였습니다. 부산일보도 그 원인을 진단하고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의 입장에서 금융위기에 대한 보도들을 보면 너무나 혼란스럽습니다. 23일자 신문에도 여러 개의 면에 걸쳐 금융위기의 원인 등을 제시했지만 너무 포괄적인 내용이었습니다. 딱 꼬집어서 세밀하게 분석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4일자 5면의 '핫 이슈-18대 첫 국감 얻은 것과 잃은 것' 기사의 경우는 정쟁만 하는 국감, 증인 불출석 처벌이 미약하다는 점 등에 대한 지적들이 잘 되어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창욱 위원=여러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문화 분야에서는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4회 부산불꽃축제가 가장 큰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부산일보도 두 행사에 대해 곳곳에 화보를 배치하고 비중있게 다루었습니다. 기사도 '부산불꽃축제 확 달라진다', '부산불꽃축제 이제 지구촌 축제 될까' 등 화려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물론 교통 혼잡과 쓰레기 문제, 휴대폰 불통과 유람선 관광 문제 등 부분적으로는 부정적 내용도 다루었지만 대부분이 긍정적 기사였습니다. 부산불꽃축제가 사람들의 어려운 현실에서 한숨 돌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부정적 의미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에 12억원, 2007년에 16억원이 소요되었고 올해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각종 경제지표에서 전국 하위를 기록한 부산의 현실을 생각할 때 축제의 빛에 가린 그림자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축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김정아 위원=저는 신문의 전체적 흐름을 보았습니다. 최근에 금융위기, 부산국제영화제, 쌀 직불금 파동 등의 큰 이슈들이 기획기사로 다뤄지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그런데 기획기사들이 앞으로 전진 배치되면서 원래 그 내용이 속한 경제면이나 문화면 등과 따로 돌거나 중복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문 전체의 기사 흐름이 물 흐르듯이 흐르면 좋겠습니다. 앞에서는 큰 그림을 보고 개별 면에서 더 정확한 내용을 다루는 식이 되면 전체를 보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박순양 위원=글로벌 금융위기가 비중있는 이슈이기는 하지만 매일 엄청난 정보가 쏟아져서 오히려 독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사실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처음으로 보도된 것은 작년 7월입니다. 그래서 이제 한번 정도는 지금까지의 흐름들을 정리하고 향후 어떤 흐름으로 갈 지에 대해 전망하는 계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한다든지 국내 연구소에서 나온 자료를 소개하는 방법 등으로 종합 정리를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재희 위원=전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부산일보는 기사가 정리된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정보는 많은데 정리가 안되고 끝난다는 느낌입니다. 지역기사에 있어 사건·사고 기사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지역의 전체 동향이나 움직임 등에 대한 보도가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지역이슈에 대한 탐사보도가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석간의 경우 저녁에 집에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좀 더 심층적으로 해설을 해주는 기사가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주가 대폭락의 경우도 일반인은 그 문제에 대해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부산일보 차원에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를 잘 해주면 좋겠습니다.


△김성수 위원=최근 부산일보에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바로 국제도시로서의 부산의 면모를 알리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부산에 사는 외국인이나 이주민의 눈과 입을 통해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부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국제행사의 경우도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런 점은 좋고 이런 점은 개선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달 초에 끝난 세계사회체육대회에 대한 보도가 의외로 많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디서 어떤 경기가 열리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생각입니다. 또 문장이나 제목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했으면 합니다. 24일자 1면의 '고물가 시대 가격 착하네'는 젊은 층의 유행어이기는 하지만 신문에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또 6일자 1면의 '조직 자금줄 발본색원' 기사 중 '칠성파의 불운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표현은 조직폭력배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었습니다. 신중을 기하길 바랍니다.


△김창욱 위원=10월에는 국군의날, 노인의날, 경찰의날 등 기념일이 유독 많았습니다. 그 중 10월 9일 한글날에 맞춰 부산일보에 여러 기사가 나갔습니다. '사라진 백일장 한글날 홀대 어디까지' 등 기사들이 꽤 있었지만 한글날 이후에는 그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어 기념일에 맞춘 '이벤트성 기사'에 그쳤습니다. 알쏭달쏭한 간판 표기 문제, 청소년의 욕설 문화와 언어순화 문제, 국감 현장에서 국회의원들의 막말 문제 등 한글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에 대한 대안 모색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대형서점의 부도 사태로 부산지역의 서점 수가 600여개에서 254개로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대안을 제기해주기를 바랍니다. 요산 김정한 선생 100주년 기념과 관련한 새 시리즈 등은 아주 좋은 기사였습니다. 앞으로도 잘 이끌어주길 기대합니다.


△김정아 위원=저는 신문 제목과 관련해서는 기사의 내용을 오도하는 것이 아니라면 연성화된 제목을 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20~30대에서는 최근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일보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일반 포털과의 차이점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부산일보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지역뉴스를 보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역뉴스를 별도로 모아둔 부분이 없어서 정치, 경제, 사회 등 개별 면을 클릭해야 합니다. 지역뉴스를 별도로 모아주는 등 부산일보 만의 특화된 인터넷 신문 지면을 구성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순양 위원=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해서 22일자 1면에 시·도지사와 의원들이 국회에서 결의대회를 한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정부가 광역경제권 발전 전략을 발표함과 동시에 현재의 시·도를 소규모로 쪼개는 행정제도 개편안을 내놓아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부산일보의 심층보도와 후속기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21일자 1면의 '부산-후쿠오카 꿈의 다리 놓였다' 기사에 나온 초광역경제권 협력 협의회 창립 등은 한·일관계의 새로운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초광역경제권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앞으로도 부산일보가 적극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기사를 다뤄줬으면 합니다. 또 독자들이 뽑는 '이주의 헤드라인' 같은 코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20일자 8면의 '묘(猫)한 갈등'은 재미난 제목이었습니다.


△이재희 위원=원래 부산일보에 있던 여성면이 올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남녀문제, 가족문제, 성문제 등 사회적 문제 제기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지면이 없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합니다. 그나마 '헬로 공부야'면에 '좋은 부모 자격증' 관련 기사가 나갔지만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부산일보에서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최진실씨 자살 사건에 대한 보도 이후 라이프면에서 '잘 지내니 한마디가 소중한 생명 지켜요(15일자 25면)' 기사를 통해 자살예방 수칙 등을 다룬 것은 정말 적절한 보도였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최진실씨의 자살에 관해서만 보도를 했는데 이를 자살 예방과 연결지은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었습니다.

정리=오금아 기자 chris@busanilbo.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