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치다

부산일보 독자위원회 4월 좌담회

浩溪 金昌旭 2011. 3. 14. 17:21

부산일보 | 25면 | 입력시간: 2009-04-29 [11:15:00]

 

[부산일보 7 기 독자위원회] 4월 좌담회
지방 정책 등 각종 현안 계속 비판적 시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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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7 기 독자위원회] 4월  좌담회
[부산일보 7 기 독자위원회] 4월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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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제7기 독자위원회 4월 좌담회가 지난 27일 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부산일보가 경기불황이 경제 이외의 분야에 미치는 영향들을 폭넓게 짚어주고, 각종 현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좌담회에는 김정아(부산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김창욱(음악평론가), 박순양(부산은행 경제연구소 소장) 독자위원이 참석했다. 사회는 본보 인물독자팀 남태우 팀장이 맡았다.

-4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문제,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이 지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돼지인플루엔자까지 가세해 한동안 국민들을 걱정시킬 것 같습니다. 지난 4월의 부산일보 보도에 대해 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순양 '풍력 산업 역풍' 등 지역 산업 관련 심층보도 적절

김창욱 문화계 무대 지원금 심의·평가 시스템 지속 검증

김정아 '데스크와 차 한잔' 대상자 선정에 시의성 고려해야


△박순양 위원=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산일보도 최근 그와 관련한 기사에 비중을 뒀습니다. 21일 1면의 '바닥 찍은 경기 반등만 남았나'와 3면의 심층분석 기사에서 소비, 지역제조업, 부동산으로 나눠 경기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4일 1면과 14면에는 '1분기 GDP(국내총생산) 전기 대비 플러스'라는 기사가 나갔습니다. 24일 기사는 한국은행의 '2009년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속보)'을 인용했습니다. 올해 1분기가 지난해 4분기와 대비해서는 0.1% 상승했지만 전년 동기와 대비해서는 -4.3%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입니다.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달라보입니다. 이후 후속기사도 제조업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렵다는 내용이 많은 점을 생각하면 24일 기사는 헤드라인의 문제가 아쉬웠습니다.

20일 국제면에 실린 보아오포럼 폐막 기사는 경제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봅니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포럼에서 중국이 내수 급증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통화정책으로 안정을 도모한다고 했습니다. 2007년 시작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언제 회복하느냐도 중요하지만 2차 대전 이후 세계경제를 이끌어 온 흐름이 변화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시아 주도로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 대만, 한국 등 수출을 통해 발전을 이끌어온 동아시아 경제가 수출보다 내수에 의존하는 경제발전 모델을 새로 만든다는 무거운 함의가 깔린 내용의 기사였다고 봅니다. 이것은 앞으로 부산지역 경제에 있어서도 짚어볼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창욱 위원=현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에 대한 기사가 많습니다. 허울뿐인 공공기관 이전, 4대강 살리기 매몰로 지방회생에 귀막은 정부 등의 기사는 비대한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지역문제를 담아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부의 지방정책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유지했으면 합니다.

9일자 17면에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의 2009 무대지원금 지원 취소' 기사가 나갔습니다. 부산문화재단이 해당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가 무대지원금 음악분야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이유로 1천300만원의 지원금을 전액 취소했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심의에는 심의 대상 단체의 상임지휘자, 감독, 연출가 등이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이것은 두달 전 땡부르발레단의 경우에도 논란이 됐던 내용입니다. 당시 신문에서 대안도 제시했지만 여전히 같은 문제에 노출이 된다는 것은 차제에 심의와 평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부산일보가 지속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정아 위원=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부산일보가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정보성에서 우수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신문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의견을 전달하는 기능입니다. 의견을 전달해서 사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신문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오피니언면을 살펴봤습니다. 10여건의 사설과 칼럼이 실렸지만 심층성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와 별개로 25일자에 정치인의 비도덕적 행태에 씁쓸한 감정이 왜 생기는지를 과학의 측면에서 다룬 기사가 나갔습니다. 이렇게 과학면에서 시사적인 내용을 가져와서 다루는 기사는 상당히 재미가 있습니다. 여러 비리사건을 왜 '게이트'라 하는지 젊은 층의 경우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학면의 기사처럼 미디어를 다루는 면에서 '게이트'에 대해 다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취업 보도와 관련해 인턴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이후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턴기간 동안 제대로 된 일을 배울 수 있을지도 우려스럽습니다. 자칫하면 관련기업에 취업을 할 때 경력은 되지 못하고 나이만 먹을 수도 있습니다. 국가에서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인턴을 채용한다고 한다면 1명을 뽑아도 제대로 또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박순양 위원=지역산업에 대한 심층분석 보도가 좋았습니다. 13일자 16면의 '조선기자재업계 납품단가 암초에 흔들'이나 23일자 '풍력산업 글로벌 위기 역풍' 기사가 그 예입니다. 사실 부산지역은 전국에 비해 경기침체의 정도가 덜 한 편입니다. 그것은 조선산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산업은 향후 몇년간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전년 대비 성장이 '플러스'로 가는 유일한 산업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조선기자재업체들이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로 대금결제가 지연된다는 것은 지역지가 아니면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또 지역 풍력산업의 현주소 기사도 대안이 잘 제시된 경우였습니다. 풍력산업의 핵심부품인 터빈 생산 등 고도부품 개발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은 지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리고 굉장히 신선한 기사를 봤습니다. 20일자 1면과 3면에 실린 '천년의 길 찾았다' 기사는 근대화 이전 동래에서 밀양으로 가던 옛길을 향토사학자가 5년에 걸쳐 찾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사가 1면에 실린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습니다. 부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역사성이 많이 부족합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급속히 근대화와 산업화의 길을 밟아오면서 역사성을 많이 상실했습니다. 부산이 세계도시, 해양수도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역사성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앞으로도 부산이 도시의 정체성을 가지는데 도움이 되는 사실들을 많이 발굴해서 보도했으면 합니다.

△김창욱 위원=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문화 쪽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각종 축제를 통·폐합한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지자체가 지역축제의 예산절감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한 젊은 예술인들이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도 기사에서 다뤄봤으면 합니다.

부산의 올림픽 유치와 관련한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지난달 2일 대규모 시민행사 개최 기사를 시작으로 올림픽 유치 관련 기사들이 실리다가 4월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나오는 것을 봤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올림픽 유치 여부에만 너무 골몰했다는 생각입니다. 2020년 부산에 하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와 파생효과에 대한 구체적 전제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 체육행사 유치가 거시적으로 경제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조건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올림픽 유치 운동의 중심축이 될 시민들을 설득시킬 타당한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아 위원='데스크와 차 한잔'은 일반인이 만날 수 없는 각계각층의 고위인사를 대신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그러나 인터뷰 대상이 왜 그 사람이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공동체 자유주의나 박성조 동아대 석좌교수의 통일 이야기는 지금 시기에 맞는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를 할 때 '아, 그래서 만났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터뷰 내용도 그 사람의 인적 사항에 대한 질문보다는 현안에 대한 질문을 더 많이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이 개장하기 전에는 부산경제에 이득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기사가 많았습니다. 개장 이후에는 긍정적 부분에 대한 기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역에 미치는 장·단점에 대한 종합적인 보도가 있었으면 합니다.

△박순양 위원=지금 신문은 신속한 정보전달을 넘어서 심층적으로 풀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보 가공자, 비전 제시자의 역할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표라든지 그림이라든지 하는 추가정보를 제공하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됩니다. 표나 그림에 있어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했으면 합니다. 어디에서 보든 표만 보면 '아 부산일보 것이구나'하고 알 수 있도록 부산일보만의 디자인 요소가 있었으면 합니다.

정리=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사진=김경현 기자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