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우 시인께서 자작 산문집 '어리석은 여행자'(호밀밭, 2021)를 보내주셨다. 책자(冊子)가 가볍다. 시(詩)보다 간결한 까닭에 그다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듯하다. 감사의 마음으로 열심히 읽어 볼 참이다.
한편 김 시인의 '눌'(訥)이 최삼화 작곡가의 선율에 얹혀, 오는 11월 짜장콘서트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6일 동아대석당박물관). 부산 초연이자, 대한민국 초연이며, 세계 초연이 되는 셈이다. 2021. 5. 6 들풀처럼
잎진 자리마다 돋은 겨울눈
풀거미집에 쪽문을 다는 봄안개
다 내 안의 말들입니다
말을 안에 넣어두니 하늘이 조용합니다
그대에게 닿지 못한 말은 그냥 소리라
어제의 인사는 그대 안에 다다를 때까지
빗살무늬를 긋는 바람일 뿐
그립습니다, 한 생각
수천 리를 돌아
그대에게 닿고서야 물기를 얻습니다
더듬더듬 말이 됩니다
예, 꽃들이 핍니다
예, 꽃들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