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희 작가께서 신작소설집을 보내주셨다. 「시간의 마디 그 흔적」(세종출판사, 2022)이다. 임인년(壬寅年) 정월대보름, 선도(鮮度)가 높다. 여기에는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길을 떠나다」(세종출판사, 2012) 이후 꼭 10년 만이다. 악계(樂界) 말석(末席)을 우두커니 지키고 섰는 내게 이런 선물이라니!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게, 어쩌면 은밀하게 내공(內功)을 쌓고 있었나 보다. 그의 글쓰기는 "세월을 맺고 풀고 금 긋던" 것이었고, 나아가 "생채기에 덧바르고 새살을 돋게 하는" 것이다. 요컨대 그의 소설은 우리네 삶과 고통에 대한 치유(治癒)를 목적한 것이 아닐까? 치유의 문학, 치유의 음악... 바야흐로 지금, 여기는 치유가 절실한 시대이지 않는가. 2022. 2. 15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