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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음악학회는 17일 동아대 구덕캠퍼스 춘추관에서 '한국 지역음악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부산 대구 대전 호남 등 서울을 제외한 주요 지역의 음악연구가 진행돼 온 과정과, 앞으로 나아갈 연구방향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자리이다.
민족음악학회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부터 각 지역문화가 나름의 독자성과 다양성을 갖추고 있지만 정부의 문화정책은 늘 '선중앙 후지방'을 고수하고 있다"며 "음악 또한 서울중심의 음악사 서술이 마치 한국 전체의 음악문화로 왜곡되고 있어 이번 학술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음악연구사를 발표할 김창욱 부산음악학연구소 소장은 지난 1990년부터 2006년까지 17년 동안의 음악연구 활동을 살피고 있다. 이는 지난 1990년 민족음악연구소가 창립되면서 부산음악연구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부산음악 관련 연구현황은 총 연구건수 104건(단행본 11건, 논문 93건)으로, 연 평균 6건의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중 단행본 출판은 연 1권에 미치지 못했고(0.6권), 논문은 5.4편 정도가 발표됐다.
연구분야는 한쪽으로 치우쳤다.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에 비해서 서양음악 연구가 압도적으로 많아 전체의 79%(82건)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전통음악은 16%(17건), 대중음악은 5%(5건)에 지나지 않는다. 대중음악이 수용자층과 가장 밀접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품을 분석한 결과, 가곡 관현악 실내악 오페라 합창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구됐지만 대부분 작곡가 이상근에 한정돼 있다는 약점이 있다. 윤이상과 김국진의 작품분석이 각각 1편에 그쳤다. 이는 한국서양 음악 2세대에 속하는 이상근이 부산음악계에서 차지하는 작곡가로서의 지위가 그만큼 견고하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 소장은 "부산음악연구가 여러 성과가 있지만 관련연구가 부족하고 연구자 부족, 연구분야 편중 등의 한계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