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키아레
연일 땡볕이다. 바람도 없다. 게다가 열대야다. 이런 날에는 뭐니뭐니해도 시원한 게 최고다. 얼음이나 아이스크림, 수박이나 에어컨은 물론 계곡, 해수욕장 따위가 그렇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속까지 시원한 노래는 능히 열대야도 물리칠 수 있다. 가령 '맑은 바다'를 뜻하는 나폴리 칸초네 「마레키아레」(Marecchiare)도 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마레키아레」는 자코모(S. D. Giacomo)의 노랫말에 그 유명한 토스티(F. P. Tosti)가 선율을 붙였다(1885). 그는 소녀적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노래를 많이 썼다. 「기도」, 「4월」, 「최후의 노래」, 「꿈」, 「이상」 등이 그렇다. 귀때기 새파랗던 시절, 참 많이도 불렀지. 귀밑머리 희끗해도 그때의 감성은 아직 살아 있네. 아니,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