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장갑
헤어지기 섭섭하여 망설이는 나에게 굿바이 하며 내미는 손 검은 장갑 낀 손 할 말은 많아도 아무 말 못하고 돌아서는 내 모양을 저 달은 웃으리. 1958년에 나온 「검은 장갑」은 손석우가 작사·작곡했고, 손시향(孫詩鄕)이 노래를 불렀다. 당시 '한국의 이브 몽땅'이라고 불려진 그는 매우 부드럽고 달콤한 음색의 소유자였다. 더구나 빼어난 신사적 풍모는 뭇 여성들의 마음을 온통 휘저어 놓았다. 바쁜 하루 일과를 겨우 끝내고, 어렵사리 연인을 만난다. 그들은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영화도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그들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 마침내 성큼 다가선 이별의 시간. 헤어지기 아쉬워도, 가슴 속 할 말이 비록 많아도, 그들은 서로 말 한 마디 남기지 못하고 돌아서고 만다. 60년대식이라고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