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345

목련화

나인은 아니었다. 석녀(石女)도 아닌, 내 어려서 홀로 된 누님. 햇빛 쏟아지는 툇마루에 드리드리 사리고 앉아, 서투른 돋보기로 바늘을 잡으면 푸른 옥양목(玉洋木)이 차지 않다. 무심하게 깔깔대는 복사꽃을 눈으로 나무래는 가슴이 붉어, 목련을 사랑하기엔 삼십도 애띠다. 李東柱, 「木蓮」 「목련화」(1974)는 조영식의 노랫말에 작곡가 김동진이 선율을 얹은 노래다. 조영식은 경희대 설립자였고, 당시 김동진은 동대학 음악대학장. 「목련화」는 경희대학교 설립 25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칸타타 『대학송가』(경희 4반세기 송가)에 삽입된 노래였고, '목련'은 경희대 교화다. 2017. 3. 26 들풀처럼. 테너 엄정행, 「목련화」. 그는 경희대 성악과 교수를 지냈다 1 오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사랑 목련화야 희고..

여름의 마지막 장미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은 모두 시들고 병들어 마침내 죽는다. 그 누구도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수레바퀴를 멈출 수 없다. "한 가지에 나고서도 가는 곳"(月明)을 알지 못하며, "죽음에 붙잡혀 저 세상으로 가지만 아비도 그 자식을 구하지 못하고 친척도 그 친척을 구하지 못한다"(숫타니파타). 아일랜드 민요 「여름의 마지막 장미」(The Last Rose of Summer). 토마스 무어(Thomas Mooer 1779-1852)가 노랫말을 쓰고, 존 스티븐슨 경(Sir. John Stevenson 1761-1833)이 작곡했다. 근대 초 조선에서는 「한 떨기 장미꽃」이라 번역, 소프라노 채선엽(작곡가 채동선의 여동생)이 즐겨 불렀다. 2017. 3. 25 들풀처럼 Suzan E..

후회하지 않아요

프랑스 샹송의 신화 에디뜨 삐아쁘(Edith Piaf 1915-1963). 본명은 Edith Giovanna Gassion이다. '거리의 참새‘(La Môme Piaf)를 뜻하는 예명은 그녀가 노래했던 캬바레 주인이 붙여준 것. 그녀는 까페 가수였던 어머니, 서커스 곡예사였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뇌막염과 합병증으로 실명의 위기를 맞았고,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당해 할머니 손에서 키워졌다. 젊어서는 비행기 사고로 사랑하는 연인을 잃었다. 게다가 48년의 아주 짧은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프랑스 전쟁포로들을 위한 위문공연을 고집했고, 그들의 탈출을 여러 차례 돕기도 했다. 그녀는 단순하지만 극적인 노래를 불렀다. 특히 고음에서 떠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는 청중의 귀..

날 울게 내버려 두오

거세된 남성 소프라노 가수 카스트라토(Castrato). 한 카스트라토의 삶과 음악을 다룬 「파리넬리」(Farinelli). 94년 제라르 코르비유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18세기 이탈리아에서 실재했던 인물과 이야기를 바탕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와 감동을 동시에 자아낸다. 영화 「파리넬리」(Farinelli)의 한 장면 카를로 브로스키(Carlo Broschi 1705-1782)가 본명인 파리넬리는 볼로냐의 빈궁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소년시절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인 그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오직 가난에 찌든 아버지와 형에 의해 카스트라토로 내몰리고 만다. 당시 탁월한 카스트라토는 오페라 흥행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존재여서, 가난에 허덕이던 부모들은 눈앞의 일확천금을 꿈꾸며 아들의 거세를 자행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