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경 미니콘서트
피아니스트 강인경
때 2014년 4월 3일(목) 오후 7시 30분
곳 음악풍경 연주홀
주최 및 주관 부산음악평론가협회, 음악풍경
화려하고 현란한
부산출신의 피아니스트 강인경은 일찍이 부산예고와 동아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2007년 서양음악의 본고장 독일로 건너간 그녀는 함부르크 시립음대 전문연주자과정(Kuenstlerische Reife), 실내악 전문연주자과정(Kammermusik Kuenstlerische Reife), 최고 전문연주자과정(Konzertexamen)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지난해 귀국했다.
부산예고 재학시절에 이미 MBC 목요음악회 초청연주를 가진 바 있는 그녀는 대학시절에는 영남오케스트라와의 협연했고, 음교(부산음악교육연구회의 약칭) 전국학생음악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선한 바 있다. 특히 음교 콩쿠르는 올해로 66째를 맞는 대한민국 최고(最古)·최고(最高)의 콩쿠르로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도 이 관문을 거쳐갔다. 그러한 까닭에 그녀는 대학 재학시 피아노 연주실기 우수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독일유학 때는 ‘클라비어 아벤트’, 성 주교좌 대성당(St.Marien Dom) 연주회, 이탈리아 총영사관 초청연주회 등에서 독주 및 앙상블 연주로 빛나는 무대를 장식했다. 아울러 이탈리아 카타니아(Catania) 국제콩쿠르 및 쟌루카(Gianluca) 콩쿠르에서 우승함으로써 방송은 물론, 독일 일간지 『슈베린』(Schweriner Volkszeitung), 함부르크 음악잡지 『커리어』(Kurier) 등 언론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강인경은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피아니스트이자, 매우 섬세한 결을 소유한 연주자이다. 마치 쇼팽이나 라흐마니노프를 떠올릴 법하다. 그러나 그녀의 도전정신은 비단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또 다른 음악적 세계관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리스트적 피아니즘이라 할까?
오늘, 여러분은 한껏 도취될 것이다. 장대한 스케일, 변화무쌍한 다이내믹, 화려하고 현란한 피아니즘. 그 매력(魅力)과 마력(魔力)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김창욱(음악평론가)
※ 배움 주신 분 : 최재영, 박선재, Mihn Ton Nu, George Java, Elena Sukvanova
프로그램
바흐, 프렐류드와 푸가, 제15번(BWV. 860)
Bach, Prelude & Fugue No. 15 in G Major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6번
Beethoven, Piano Sonata No. 26 in Eb major
제1악장 '고별'(Das Lebewohl)
제2악장 '부재'(Abwesenheit)
제3악장 '재회'(Das Widersehen)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S. 178)
Liszt, Piano Sonata in B minor
젊은 피아니스트를 위하여
김창욱(음악평론가)
바흐, 프렐류드와 푸가, 제15번(BWV. 860)
독일 아이제나흐 출신의 바흐(J. S. Bach 1685-1750)는 바로크 음악의 거장이다. 독일의 다성음악과 이탈리아적 화성음악을 융화시킨 그는 생애 1,000여 편의 작품을 남겼고, 그것은 소나타·협주곡·관현악곡·칸타타 등 거의 전 장르를 포괄한다.
특히 그는 ‘피아노음악의 구약성서’라 불리는 『평균율 클라비아곡집』을 두 권 남겼다. 여기에는 각각 24편의 ‘전주곡과 푸가’가 들어 있으며, 그것은 당시 건반악기 조율체계(평균율)의 효율성을 입증하기 위해 씌어진 것이었다.
오늘 연주될 ‘프렐류드와 푸가’는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집에 실린 것으로 경쾌하고 매우 명랑한 성격을 갖는다. 줄곧 셋잇단음표 음형에 의한 빠른 패시지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6번
독일 본 출신의 베토벤(L. v. Beethoven 1770-1827)은 하이든·모차르트와 더불어 고전시대를 대표하는 작곡자이다. 그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이상으로 한 프랑스혁명의 이념을 지향했다. 음악에서도 혁명가였던 그는 소나타·교향곡·협주곡·실내악 등 그 영역을 확대시켰고, 교향곡 제9번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성악과 기악을 한데 결합시키기도 했다.
베토벤은 총 32편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다. 그 가운데 제26번(고별)은 그의 오랜 후원자였던 루돌프 대공과의 ‘고별’(Les Adieux)로 말미암아 만들어진 것이다. 1809년 프랑스 나폴레옹의 막강한 군대가 오스트리아를 쳐들어오자, 루돌프 대공이 자신이 거처하는 비엔나를 떠났기 때문이다.
대단히 화려한 테크닉을 요구하는 이 작품은 한편으로 냉정할 정도로 투명하고 섬세하다. 제1악장은 ‘매우 느리게-빠르게’(아타카* 방식으로), 제2악장은 ‘천천히 표정을 담아’, 그리고 제3악장은 ‘매우 생기 있고 빠르게’와 같은 연주 지시어가 달려 있다.
※ attacca : 이탈리아어. 쉬지 않고 다음 부분을 이어서 연주하라는 뜻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S. 178)
헝가리 라이딩 출신의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는 19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다. 그는 기존 피아노의 연주 테크닉을 혁신시켰고, 오늘날 보편화된 ‘피아노 독주회’를 최초로 만들어냈다. 특히 서로 다른 형태의 주제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교향시(symphonic poem)를 창안했고, ‘주제변형기법’이라는 색다른 작곡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700편을 넘어서는 작품을 남겼고, 그의 혁신적인 성향은 당대 수많은 음악가들의 질투와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오늘 연주될 이 작품은 리스트의 유일한 피아노 소나타이다. 1857년 한스 폰 뷜로에 의해 이 작품이 초연되었을 때 그 평가는 대단히 극단적이었다. “아직까지 이렇게 지리멸렬한 요소들이 엉큼하게도 또 대담무쌍하게도 나열된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다”(음악미학자 한슬릭)는 혹평과 더불어 “모든 개념을 초월해서 아름답고 거대하며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심오하고 고상한 작품”(작곡가 바그너)이라는 격찬을 받았기 때문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제1부에서 활발한 제1주제에 이어 당당하면서 화려한 제2주제가 나타나고, 제2부에서는 열정적인 주제가 나타났다가 줄곧 서정적인 선율의 흐름을 보여준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열정과 광란이 점점 약화되면서 피아노의 최저음 B음으로 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