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보이는 풍경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강인경)

浩溪 金昌旭 2014. 4. 29. 00:10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S. 178)

Liszt, Piano Sonata in B minor

 

헝가리 라이딩 출신의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는 19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다. 그는 기존 피아노의 연주 테크닉을 혁신시켰고, 오늘날 보편화된 ‘피아노 독주회’를 최초로 만들어냈다. 특히 서로 다른 형태의 주제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교향시(symphonic poem)를 창안했고, ‘주제변형기법’이라는 색다른 작곡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700편을 넘어서는 작품을 남겼고, 그의 혁신적인 성향은 당대 수많은 음악가들의 질투와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오늘 연주될 이 작품은 리스트의 유일한 피아노 소나타이다. 1857년 한스 폰 뷜로에 의해 이 작품이 초연되었을 때 그 평가는 대단히 극단적이었다. “아직까지 이렇게 지리멸렬한 요소들이 엉큼하게도 또 대담무쌍하게도 나열된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다”(음악미학자 한슬릭)는 혹평과 더불어 “모든 개념을 초월해서 아름답고 거대하며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심오하고 고상한 작품”(작곡가 바그너)이라는 격찬을 받았기 때문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제1부에서 활발한 제1주제에 이어 당당하면서 화려한 제2주제가 나타나고, 제2부에서는 열정적인 주제가 나타났다가 줄곧 서정적인 선율의 흐름을 보여준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열정과 광란이 점점 약화되면서 피아노의 최저음 B음으로 갈무리된다.

 

김창욱(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