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치다

부산시향, 교향악축제 포기

浩溪 金昌旭 2016. 2. 4. 08:23


『부산일보』 2016. 2. 4 (2)


http://www.음악풍경.com/   


부산시향이 부산문화회관의 늑장 행정으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4월1~22일)에 참가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부산문화회관은 교향악축제를 앞두고 객원지휘를 맡을 지휘자를 부랴부랴 찾다가 마땅한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자 참가 자체를 결국 포기한 것이다. 참가 예정된 단체가 교향악축제 행사 전에 불참을 통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서울 예술의전당측도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교향악축제는 지역의 많은 교향악단들이 수도권 무대에서 서로 기량을 겨루며 교류하는 음악 축제다. 올해 28회를 맞은 교향악축제에 부산시향이 참가하지 않은 경우는 수석지휘자가 공석이었던 지난 2004년 단 한 번에 불과하다. 부산시향은 그동안 매년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열정적이며 훌륭한 연주력을 선보이며 부산음악의 잠재력을 뽐냈다. 한 음악인은 "서울에서 연주하면 지휘자나 단원들이 큰 의욕을 보여 '부산시향의 쿠데타'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였다. 참가가 무산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오케스트라 축제  
"부산 문화회관 안이한 행정"  
지역 음악계 비난 잇따라 

서울 예술의전당 이재석 음악부장은 "참가 단체는 선정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며 "초청을 받은 부산시향이 참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2주 넘게 결정을 유보시켜 주었다. 그런데도 지난 2일 최종적으로 참가 불가 통보를 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부산문화회관의 전형적인 안이한 행정을 보여준 사례로 부산음악계의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스케줄이 뻔히 예고돼 있는 데도 객원지휘자를 서둘러 선정하지 않은 것, 행사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게 대표적인 경우다.  

부산문화회관 이승호 관장은 "실기한 건 사실"이라며 "객원 지휘자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서울에서 연주를 하지 말고, 시향의 과제인 수석지휘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김창욱 음악평론가는 "타 지역 오케스트라들은 자체 경비를 들이면서까지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부산시향이 굴러들어온 공까지 내보내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며 "이제는 부산문화회관이 뭔가 달라지는 모습을 절실히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태성 선임기자 p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