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음악가 연주실황: 이미원 이지은
청년음악가 프로젝트
청년이 살아야 음악도 산다
진행 : 고민지(음악풍경 전속)
출연 : 이미원(바이올린), 이지은(소프라노)
2016년 11월 10일(목) 저녁 7시 30분
무지크바움(지하철 교대역 5번 출구)
영상촬영·편집 바이 박은주 님
아는 만큼 들린다
김창욱(음악학박사)
바흐, 마니피카트 「주께서 비천한 신세를 돌보시다」
바흐(J. S. Bach 1685-1750)는 바로크시대의 거장. 위로는 「캐논」의 파헬벨과 「사계」의 비발디가 있고, 아래로는 고전시대의 트로이카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이 있다. 그는 1750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1750년은 단순히 1750년이 아니다. 서양음악 역사에서의 한 시기, 즉 바로크시대가 막을 내린 시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바흐가 죽음으로써 서양음악사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흐가 당대에 남긴 음악사적 기여가 매우 컸음을 시사한다. 바흐의 『마니피카트』(Magnificat, 우러러 받든다)는 모두 12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 제3곡 '주께서 비천한 신세를 돌보시다'(Quia respexit, BWV. 243)는 계속저음(basso continuo)의 바탕 위에 화려한 선율이 연주되는 소프라노 독창곡이다.
헨델,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헨델(G. F. Händel 1685-1759)은 1685년에 태어났다. 바흐와는 동갑내기였고, 둘의 출신지(독일)도 같다. 바흐가 아이제나흐에서 귀가 빠질 무렵 그는 할레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헨델은 1750년 바흐가 죽고 난 뒤에 9년이나 더 살았다. 그의 음악은 단순명쾌한 선율과 화성으로 씌어졌다. 특히 그의 이탈리아적 화성음악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양식이다. 독일적 다성음악을 썼던 바흐보다 그의 음악이 훨씬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또한 그의 음악은 대부분 거대하고 풍부한 음향을 효과적으로 썼다. 칸타타·오페라·오라토리오에서 웅장하고 장대한 합창과 관현악이 잇따라 동원되었다. 그것은 불특정 다수의 대규모 청중을 고려했던 까닭이었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Rinaldo) 중의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는 연인 알미레나가 청년기사 리날도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소프라노 아리아다.
비탈리, 「샤콘느」
비탈리(T. Vitali 1663-1745)는 바로크시대 이탈리아 크레모나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 볼로냐에서 음악교육을 받았다. 비올라 연주자로 음악계에 첫발을 디뎠으나, 이후 모데나에서 궁정악장(宮廷樂長)을 지낼 만큼 성장했다.
샤콘느(chaconne)는 본디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에서 유행한 춤곡에서 유래한 기악곡이었지만, 비탈리의 그것은 오히려 비장한 주제에 매우 슬프고 우울하다. 「샤콘느」는 작곡자 사후 122년이 지난 1867년 처음 출판된 이래 하이페츠 등의 명연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크시대에는 일정한 화성이 반복되는 '샤콘느'라는 변주형식이 인기를 모았는데, 비탈리의 「샤콘느」 역시 전형적인 샤콘느 변주형식을 취하고 있다
슈베르트, 「가니메드」(D. 544)
'가곡의 왕'이라 불리는 슈베르트(F. P. Schubert 1797-1828)는, 그러나 왕의 위풍당당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키가 작았던 그는 몸이 굽었고, 게다가 지독한 근시였다. 늘 안색이 좋지 않았으므로 풍채가 나지 않았다. 더구나 말솜씨도 몹시 서툴러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가 없었다. 친구와 가족들에게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낯선 사람에게는 수줍고 소심한 나머지 실례될 만한 언동이 잦았다. 특히 여성에게 그러했다. '가니메드'(Ganymede)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왕자이름. 트로이에서 양떼를 돌보고 있던 가니메드를 제우스가 독수리로 변신·납치하고, 그에게 술시중 드는 일을 맡겼다. 슈베르트의 가곡 「가니메드」는 젊은 시절 괴테가 쓴 동명의 시에 선율을 붙인 것이다. 후고 볼프도 이를 텍스트로 가곡을 쓴 바 있다.
파가니니, 「라 캄파넬라」
19세기 이탈리아 출신의 파가니니(N. Paganini 1782-1840)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 특히 그는 낭만시기 연주 테크닉에 일대 변혁을 일으킨 '바이올린계의 악마'였다. 기교적인 그의 연주는 뭇 여성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고, 순회연주를 통해 꽤 높은 명성을 쌓았지만, 도박과 연애에 빠져 바이올린을 저당 잡히기도 했다.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는 '작은 종'을 뜻하는데, 작은 종소리의 음색을 바이올린으로 묘사하고 있다. 파가니니의 이 곡은 이후 '피아노계의 악마' 리스트에 의해 피아노로 재현되기도 했다.
롯시니, 오페라 「코린토의 포위」 중 '하늘이시여! 자비를'
롯시니(G. A. Rossini 1792-1868)는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의 우두머리. 모두 29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그는 1826년 파리 관객들을 위해 6년 전에 완성했었던 자신의 이탈리아어 오페라 「마오메토 2세」를 프랑스어로 개작했다. 그것이 바로 「코린토의 포위」(L'assedio di Corinto)다. 프랑스 관객의 취향을 고려한 아리아들은 더 한층 영웅적인 모습을 드러냈고, 관현악 또한 화려해졌다. 소프라노 아리아 「하늘이시여! 자비를」(Giusto Ciel! in tal periglo)은 느리지만, 매우 기교적이다.
라벨, 「치간느」
프랑스 출신의 라벨(M. Ravel 1875-1937)은 근대 인상주의 작곡가.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에서 착안한 「치간느」(Tzigane, 프랑스어로 '집시'라는 뜻)는 느리고 긴 서주로 시작되어 소박한 바이올린 무반주 카덴차, 화려한 건반악기 연주를 거쳐 바이올리니스트의 초절기교에까지 이른다. 그러나 「치간느」는 특별하거나 의미심장함을 내포하지 않는다. 번득이는 기교가 이 곡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빼어난 테크닉이 유독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