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음악을 위하여
죽음을 위한 문화사업도 필요하다. 노인 수가 늘면, 망자의 수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일본의 '죽음산업' 규모는 연간 50조 원 규모로 증가했다. 죽음산업 성장의 이면엔 죽음을 준비하며 잘 살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이 담겨 있다. 2017. 10. 29 들풀처럼.
남은 이에게 위로를, 떠나는 이에게 위령을!
음악은 외롭고 쓸쓸한 영혼을 '좋은 곳'으로 인도한다
모든 생명은 반드시 죽음에 이릅니다(生者必滅). 인간의 삶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죽음과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죽음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감에 사로잡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까닭일 것입니다. 요컨대, 죽음은 '여전히' 인간의 불가해(不可解)한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2005년 통계청이 발표한 종교인구자료에 따르면, 한국에는 불교 1,072만 명, 기독교 861만 명, 가톨릭 514만 명 등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를 미루어 전체 인구의 54%가 종교활동을 하고 있을 만큼 한국인은 종교적 성향이 강한 민족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죽음은 종교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일정한 종교적 장례의식을 통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구분 짓는가 하면, 아울러 산 자를 위로(慰勞)하고 죽은 자를 위령(慰靈)합니다. 종교와 밀접한 음악은 고대의 제사(祭祀)에서 그 기원이 발견됩니다. 여기서 음악은 인간이 신들과 소통하는 언어로서의 기능을 담당했습니다. 음악의 종교적 근원은 여러 민족의 신화에서도, 상형문자 '악'(樂)의 고대 형태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악은 ' 2개의 채로 북을 두드리는 사람', 혹은 '나무 위의 종(鐘)이나 경(磬)'을 형상화한 것인데, 후자는 제사에 사용되던 악기들입니다.
그런 까닭에, 음악은 동서(東西)를 막론하고 이미 오래 전부터 염송(念誦)·레퀴엠(鎭魂曲)·미사·연도(煉禱)·찬송·만가(輓歌)·조가(弔歌) 등이 장례의식 현장에서 연주되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