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새책: 부산의 음악문화

浩溪 金昌旭 2018. 10. 2. 03:20


스캔 바이 들풀처럼.


서정환 박사가 또 한 권의 책을 냈다(참 부지런도 하다). 『부산의 음악문화』(세종출판사, 2018)라는 제목이다. 여기에는 전 4장에 20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록·퍼포먼스·케이팝·버스킹 등 오늘날의 다양한 대중음악문화 현상이 논의된다. 


그 가운데 얼핏 눈에 띄는 글이 하나 있다. 바로 '부산음반문화의 중심 <먹통>을 추억하며'다. '먹통'은 창선동에 소재한 중고 레코드 가게 이름인데, 그는 부산음악을 이야기할 때 음악감상실과 함께 레코드 가게를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먹통에 한 번도 간 일이 없다. 그러나 먹통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은 내가 대학에 입학한 해, 그러니까 1984년에 이미 알았다. 그 가게 사장이 나이는 한참 많았으나, 엄연히 내 동기였으니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 많았던 동기는 자퇴를 해 버렸지. 


수 개월 전, 신문에 그에 관한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잊힌 뮤지션 김병덕, 세계가 다시 알아봤다'라는 제하에 "1990년대 아트록 선구자, 이후 국내서 설 무대 잃고 부산서 음반가게 운영 … 최근 유럽과 미국 등서 '베스트 LP 음반' 발매" 등의 내용이었다. 


나이 많았던 동기, 30여 년을 잊고 지냈던 병덕 형이 그간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었구나! 그의 창작곡 「항아리 협주곡」(Pot Concerto)은 유튜브에도 올려져 있다. 항아리 소리가 시종 집요하게 되풀이되는 가운데 첼로가 무겁게 연주된다. 미니멀 음악 같은 흡입력이 있다.


김병덕, 「항아리 협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