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보이는 풍경

[기사] 제35회 짜장콘서트

浩溪 金昌旭 2022. 3. 11. 14:08

'예술부산' 2022년 3월호(통권 제201호)

 

전문예술단체 음악풍경이 주최하는 '제35회 짜장콘서트'가 2월 5일 부산도서관 모들락극장에서 열렸다. 2019년부터 시작된 짜장콘서트는 공연 후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짜장면을 먹으며 서로의 거리를 좁한다는 독특한 콘셉트의 공연으로 매달 첫째주 토요일 정해진 주제로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한국가곡 100년, 추억과 그리움의 노래들'로 소프라노 강소영 김민성, 테너 양승엽, 바리톤 시영민이 노래하고 앙상블 '프로무지카'의 바이올린 임지영, 첼로 이희수, 피아노 육원지가 연주했다. 장노년층 관객들 속에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들이 섞여 앉으며 객석이 가득 차고 이진이 기획실장의 진행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출연진 전원이 함께 부른  '우정의 노래'를 첫 곡으로 '꽃구름 속에', '고향의 노래', '그네', '보리밭'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바이올린 솔로 '차르다시', 첼로 솔로 '콜 니드라이' 등 기악곡 연주는 공연에 풍성함을 더했다. 예술의 전당이 선정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리 가곡 40'에서 1위를 차지한 '그리운 금강산'에 이은 마지막 곡은 Time to say goodbye였다. 한국가곡이 아닌 이탈리아 곡이었지만 익숙한 멜로디의 유명한 노래라 앞선 가곡들과 썩 잘 어우러졌다.


이날 부른 가곡에는 세대를 관통하는 우정, 가족, 사랑, 그리움의 정서가 담겨 있는 듯했다. 마이크를 쓰지 않고 육성 그대로 노래하는 음성은, 고요하지만 때로는 세찬 물결처럼 관객의 마음을 두드렸다. 단, 마스크 때문에 기악 연주자들의 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첫 곡 가사인 "미래를 위하여 다 함께 이 잔을 드세나!"를 누구나 외칠 수 있는 날, 전 연주자의 멋진 무대 매너를 마스크 없이 감상하고 공연 후 함께 어우러져 짜장면을 나누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글_이효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