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sun344711의 '과수원 그림'
겨울 果樹밭에서
고요히 흐르는 海流가 있다.
이따금 부는 바람에
빈 나무가지는 海草같이 떠서 흐른다.
이제 비로소 모든 것을 버림으로해서 얻은 自由
가만히 귀 기울이면
가라앉은 바다의 허밍 코러스.
눈물겨운 가을햇빛 속에 지탱해 오던 豊滿한 보람의 과일은
이 水深 모를 空虛를 위한 豫備
밤으론 쓸쓸한 魂들이 모여
珊瑚樹 사이 人魚들이 海流에
머리를 헹구듯,
이 고요하고 슬플 것 하나 없는
虛無에 머리를 감는다.
아직도 기다림이 남은 이여
봄 여름의 푸르던 이파리의 餘韻도 다 지워지고
일렁이는 바다의 울음도 다 삭아서
맑은 空虛만이 남아 있는
이 太古같은 水深에
너의 마음을 누이렴.
- 金奇鍾, '겨울 果樹밭에서'(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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