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242

'라 트라비아타'를 보면서

다시 오페라하우스를 생각한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보면서 연말연시는 언제나 다사다난하다. 한 해의 끝자락, 때때로 밤거리에 성탄 트리가 불을 밝히고, 이따금 구세군의 종소리도 들려오지만, 거리마다 울려 왔던 크리스마스 캐롤송은 어느새 멎은지 오래다. 불이 그리운 계절, 거리의 음악도 사라진 우리 시대,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차고 어둡기만 하다. 겨울 속의 봄, 그나마 따뜻한 음악에 마음을 녹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웠다고 해야 할까? 지난 12월 9~11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가 사흘간에 걸쳐 무대에 올려졌다. 19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 베르디(G. Verdi 1813-1901)의 명작이자 세계의 영원한 고전이다. 더욱이 이 ..

문화칼럼 2023.01.04

음악은 힘이 세다

안국(安國) 스님께서 발행하는 참선도량 부전선원 소식지 「희망붓다」 창간호(2022년 가을)에 한 필을 썼다. 일찍이 김승옥(金承鈺)이 ‘염소는 힘이 세다’고 했지만, 그 염소는 오늘 아침에 죽었다. 그러나 음악은 죽지 않았고, 앞으로도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음악에 어떤 힘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2022. 11. 29 들풀처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고래도 춤추게 할 정도의 칭찬이 무릇 사람을 춤추게 하지 못하랴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요컨대 칭찬의 중요성을 나타낸 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에 빗대어 본다면, 음악은 식물도 춤추게 합니다. 식물이 춤출 정도의 음악이라면 능히 사람도 춤추게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

문화칼럼 2022.11.29

오페라하우스 운영 문제

부산의 랜드마크이자 문화관광 거점시설로 건립되는 부산오페라하우스. 지난 2008년 롯데그룹과의 건립기부 약정서 체결 이후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부산시 수장이 네 차례나 바뀌었고, 그때마다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대한 찬반여론 또한 들끓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오페라하우스 건립공사가 현재 36.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24년 3월 준공, 2024년 10월 쯤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총 건립비는 3,050억 원(롯데그룹 1000억 원, 시비 1550억 원, BPA 500억 원), 운영비는 최소 연 15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값의 인상으로 추가 건립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부산시의 지원금 규모가 90억 원에 불과한 까닭에, 부족..

문화칼럼 2022.08.25

양욱진 첼로독주회

첼로와 피아노의 끊임없는 대화 양욱진 첼로독주회 김 창 욱 음악학박사, 음악풍경 기획위원장 5월(May)은 ‘봄의 여신’(로마 신화)이자 ‘계절의 여왕’(노천명)이다. 부드러운 바람, 따사로운 햇살, 높푸른 하늘이 한껏 열려 있다. 또한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날, 저녁에는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에 마실이나 나가보면 어떨까? 나가서 달콤한 음악에도 귀를 적셔보면 어떨까? 지난 5월 17일(화) 저녁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는 첼리스트 양욱진의 독주회가 열렸다. 중후하고 품격 있는 첼로의 선율과 음향이 청중의 마음까지 한껏 적셔 주었다. 양 첼리스트는 줄리아드·메네스·뉴욕주립대 등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대학에서 수학했고, 벌써 1..

문화칼럼 2022.06.07

[공연평] 부산음악인 시리즈

화려한 부산마루국제음악제, 초라한 부산음악인 시리즈 글_김창욱(음악평론가) 올해로 12번째를 맞은 2021년 부산마루국제음악제가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26일까지 1개월에 걸쳐 부산 전역에서 열렸다. 음악제의 타이틀은 ‘내 영혼의 친구여’. 곧 세계적 역병 코로나19를 영혼의 친구인 음악으로 위로 받고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음악제 역시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무대가 꾸며졌다. 메인콘서트, 앙상블 콘서트, 프롬나드 콘서트, 국제영상음악제, 부산음악인 시리즈, 프린지 콘서트 등이 그러하다. 그 가운데 음악제의 핵심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메인콘서트와 프롬나드 콘서트로 보였다. 메인콘서트는 모두 4회의 시리즈로 열렸다. BMIMF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운명을 만나다’(8월 27일 부산문화회관 ..

문화칼럼 2021.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