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부처님 오신 날

浩溪 金昌旭 2023. 5. 27. 15:06

오늘은 불기(佛紀)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날씨 맑음. 이에 즈음해서 약소하나마 모두 3곳에 등값을 보냈다. 삼사순례(三寺巡禮)를 상징하는 의미다. 이미 극락행 티켓은 떼어 놓은 당상(堂上)'이다. 아울러, 천년 고찰 흥국사는 엄마 따라 직접 방문했다. 눈알이 다 시원한 녹음(綠陰), 산사의 바람결이 이따금 머리칼을 희롱하고 있었다.

 

흥국사는 무엇보다 절밥이 맛있다. 먹어 본 절밥 중에 으뜸이다(메뉴는 산채비빔밥 단품). 그래서일까?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중생이 많다. 아직 대웅전에서는 염불과 목탁소리가 낭랑한데, 벌써부터 차려진 상() 위를 오르내리는 손길들이 분잡스럽다. 물론 그곳에 내 손길도 끼어 있다.

 

그러고 보면, 성속(聖俗)을 막론하고 먹는 것이 남는 거다.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 하지 않는가? 내가 아는 어느 분은 당신이 세상에서 못 먹은 게 딱 두 개가 있다고 일찍이 말씀하시었다. 그 하나는 없어서못 먹고, 다른 하나는 안줘서못 먹는다는 거였다. 이치가 그러하니 먹거리가 있을 때, 누군가 줄 때 잘 먹어야 한다. 먹어 두면 다 뼈가 되고 살이 된다. 2023. 5. 27 들풀처럼

 

포토 바이 들풀처럼. 명월산 흥국사

 

포토 바이 들풀처럼. 대웅전에 이르는 계단

 

포토 바이 들풀처럼. 흥국사 대웅전

 

포토 바이 들풀처럼. 염불보다 잿밥이다

 

흥국사(興國寺)는 부산시 강서구 지사동 명월산 북쪽기슭에 있는 사찰로 가야불교의 발원지다. 1706년(숙종32) 증원(證元)이 찬한 '명월산흥국사사적비문'(明月山興國寺事蹟碑文)에 의하면, 김수로왕이 48년에 명월산 고교(高橋)밑에서 왕후 허씨(許氏)를 친히 맞아들여 환궁하였는데, 이때 허씨는 입고 온 비단바지를 벗어 이 산의 산신령에게 폐백을 올렸다고 한다.

 

왕은 허씨의 아름다움을 달에 비유하여 이 산의 이름을 명월산이라 하고, 명월사를 지어 새 왕조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한편, 부인과 세자를 위하여 진국사(鎭國寺)와 흥국사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대한불교 명월산 흥국사 주지 서봉스님이 팻말에 그렇게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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