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2012. 12. 19 (18)
[2012 되돌아본 부산문화: 4. 작지만 의미있는 첫걸음들]
시민교향악단 '새 문화의 싹' 꿈틀
'가능성을 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문화판에서 새로운 가능성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필요한 일이다. 가능성이 곧 힘이고 새로운 문화가 되기 때문이다.
2012년 부산 문화판에도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들이 여럿 있었다. 그 첫걸음이 아직 생각만큼 성과는 못 냈어도 언제 큰 걸음으로 바뀔지 모른다.
■부산시민오케스트라, 클래식의 대중화 선언
부산시민오케스트라를 만들자는 움직임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 9월, 음악평론가 김창욱이 대표해 연락이 왔다. 시민 355명이 힘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시민들이 더욱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을 만들자는 데에 몇몇 사람의 뜻이 모였다고 했다. 일 년에 네 차례쯤은 시민이 직접 고른 곡을 연주하는 음악회를 보자는 뜻이란다. 말하자면,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선언인 셈이다.
시민오케스트라는 내년 2월 창단연주회를 열기로 했다. 착착 진행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오케스트라 단원 50여 명이 모였고, 시민 주주도 100명 넘게 모였다. 시민 주주에는 음악인 기업인 의사도 있지만, 일용직 노동자나 주부도 선뜻 매달 5만 원씩 내겠다고 찾아오고 있다. 반신반의하던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이젠 '뭔가 되겠다'며 힘을 보태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