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벤자민 프랭클린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것이 세금과 죽음이라 했다. 특히 죽음 앞에서는 돈이나 권력, 명예 등 여지껏 인간이 지향해 온 모든 것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죽음을 애써 외면한다. 나와는 무관한 어떤 것 쯤으로 막연히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저에는 불안과 공포가 잠재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아비도 그 자식을 구하지 못하고 친척도 그 친척을 구하지 못한다. 사람은 하나씩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처럼 사라져 간다(숫타니파타). 죽음을 맞는 것이 아니라 하릴없이 죽음에 끌려 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죽음을 곧바로 받아 들이지 않는다. 5단계의 과정을 거쳐 어쩔 수 없이 수용한다. 그 첫 단계는 '부정'이다.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아예 부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