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보이는 풍경

피아노학원이 음악홀로

浩溪 金昌旭 2015. 1. 19. 16:4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2015. 1. 19 김현정 기자 | khj@leaders.kr 

 

[우리동네 문화공간] (35) 음악풍경

피아노학원이 음악홀로 변신

 

사하구 주택가에 문을 닫은채 방치되던 피아노 학원이 문화공간 ‘음악풍경’으로 탈바꿈하여 지역민과 청년 음악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 15일 해질녘이 되자 사하구 괴정동에 있는 신익타운 아파트 상가 건물로 문인, 음악가 등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이 들어선 건물 2층의 ‘음악풍경’에서는 토크콘서트 ‘나노래’가 열리고 있었다. ‘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을 뜻하는 행사의 이달 초대 손님은 소설가 강동수였다.

 

강 작가는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자 꽉 들어차는 자그마한 홀에서 음악평론가 김창욱의 사회로 인생을 살아가며 의미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직접 고른 노래들을 관객과 함께 들었다. 어린 시절 추억 속 동요 ‘섬집아기’부터 고등학교 때 짝사랑하던 선생님이 곧잘 불렀던 ‘사랑의 기쁨’ 등 동요, 가요,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이 등장했다. 감상은 연주실황 영상, 음반뿐만 아니라 성악가 김화정이 무대에서 이소영의 피아노 반주로 직접 들려줬다.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고 살아온 이야기를 나눌 때 음악은 그 이야기를 끌어내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었다. 새삼 우리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음악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음악을 소재로 삶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한 ‘음악풍경’은 동명의 음악공연기획사가 마련한 공간으로 지난 2013년 11월 30일 개원했다. 이 공간은 평범한 동네 피아노학원이 있던 곳이었다. 인근 아파트에 살던 어린 자녀가 있는 젊은 부부들이 대부분 이사를 가버리고 노년층만 남게 되자 학원은 문을 닫았다. 그 후로 2년여 방치되어 있던 이곳을 기업가인 강병열 대표가 음악인들과 의기투합하여 지역의 음악 공간으로 만들었다. 피아노 학원이었던 만큼 음악을 위한 공간으로 꾸미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7개의 작은 연습실과 학원생들 기량을 발표하던 자리가 지금도 유용하게 쓰인다. 그랜드피아노가 있는 작은 무대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을숙도문화회관을 제외하면 소극장, 갤러리 등 번듯한 문화시설 하나 없는 사하구에 자리한 소박한 음악홀이다.

 

음악풍경은 ‘나노래’ 외에도 ‘우리가 몰랐던 악기 이야기’로 연주가가 플루트, 바이올린, 피아노 등 악기의 역사, 기능, 구조, 소리가 나오는 과정 등을 설명하고 연주를 들려준다. 강연과 공연이 합쳐진 ‘렉처콘서트’는 6.25 특집 ‘임시수도 1000일, 부산의 노래’로 당시 부산을 배경으로 만들어지고, 불렸던 곡들을 사회상과 함께 알아보고 공연을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재미있는 주제로 음악을 들려주는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 외에도 음악풍경은 젊은 연주자를 위한 무대를 마련하는 데 애쓴다. ‘청년음악가 프로젝트’에서는 매월 협주곡 전곡을 연주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청년 연주자들의 참가신청을 받는다. 음악평론가협회 회원들이 하는 심사에서 선정된 연주자는 공연 무대와 홍보 일체를 도움 받는다. 또한, 연말에는 베스트 11을 뽑아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청년들이 프로음악가로 성장하는데 선배 음악인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이런 음악풍경의 모든 프로그램은 촬영하여 유튜브에서 공유한다.

 

음악풍경은 올봄 무대를 넓히고 객석도 두 배 크기로 키울 예정이다. 넓어진 무대에서 매주 지역민과 젊은 음악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음악평론가 김창욱은 “주민과 가까이 하며 일상 속의 음악 공간을 추구한다. 단순히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획을 통해 음악이 일반 시민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실력 있는 청년 연주자들을 위한 무대가 인색하다. 이들이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 위치 : 사하구 괴정동 398-22 신익타운 상가 201호

▲ 홈페이지 : http://음악풍경.com/

▲ 전화번호 : 051-987-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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