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물메기같은 둘째가 퇴근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이야기할까? 한다. 좋은 소식! 하니, 상장 하나를 들이민다. 우수상이다. 소감문을 잘 썼다는 거다. 다봄, 따봉~! 하여, 시퍼런 지폐 한 잎 건네주었다. 허나, 나쁜 소식은 굳이 듣지 않기로 했다. 아무래도 정신건강에 해로울 테니까. 2019. 5. 15 들풀처럼.
※ 각주 : 따봉(Tá bom)이란, 포르투갈어로 '좋다'는 의미.
상장을 들면, 언제나 기형도의 시가 생각난다. "선생님, 가정방문은 가지 마세요. 저희 집은 너무 멀어요. 그래도 너는 반장인데. 집에는 아무도 없고요. 아버지 혼자, 낮에는요. 방과 후 긴 반죽을 따라 걸어오면서 나는 몇 번이나 책가방 속의 월말고사 상장을 생각했다. <중략> 나는 그날, 상장을 접어 개천에 종이배로 띄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위험한 가계」, 『잎 속의 검은 잎』(문학과 지성사, 2009), 87-88쪽.
스캔 바이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