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眞鏡) 스승님께서 직접 쓰신 산문집을 보내주셨다. 「은퇴 후 전원에 산다」(지식공감, 2020)가 그것이다. "낮에는 유가(儒家)로 살고, 밤에는 도가(道家)로 산다"는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 사실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사는 것은 이땅을 살아가는 뭇 노년의 한결같은 로망일지 모른다. 문제는 실천인데, 그것이 쉽지 않다. 내가 좋아도 집사람이 반대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시장이 멀어서, 병원이 멀어서 따위가 대표적인 명분이다. 실상 도시의 편리함과 안락함으로부터 쉬이 벗어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리라.
'익숙한 것과의 결별', 정말 어렵다! 더구나 말이 전원생활이지, 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제 손이 닿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 손기술, 발기술을 먼저 익힌 다음, 전원에 들어가야 후회가 없다. 분명한 것은 '젊어서는 유가로, 나이 들어서는 도가로 사는 것'이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연과 합일하는 삶이 아닐런지? 2020. 12. 5 들풀처럼
인생 2막 은퇴 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직장인의 퇴직이 빨라지고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에 “은퇴 후 인생 2막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은퇴한 선배들은 한결같이 '은퇴 후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하라고 조언하지만, 막상 은퇴 후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마음먹은 대로 하는 은퇴자들은 주변에서 찾기 쉽지 않았다.
「은퇴 후 전원에서 산다」 저자 최덕규 교수(전, 동아대 경영학과)는 후학을 양성하면서 은퇴 후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살고자 50대 중반 쯤부터 전원에서 생활을 계획했다고 한다.
인생 2막은 산세 좋은 곳에 집을 짓고 원하던 경서(經書)를 읽고 채소와 과일나무를 재배하고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 그런 산방을 가꾸는 삶을 소망했고 지금은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최덕규 교수는 인생 1막은 가족과 후학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고 인생 2막은 전원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유가(儒家), 불가(佛家), 선가(仙家)의 가르침을 영혼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고 어디에도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편안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산세 좋고 물 좋은 곳을 찾기 위해 몇 년을 헤맨 끝에 밀양 종남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좌우로 청룡 백호가 집터를 포근히 감싸 안고 있는 곳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있다.
최덕규 교수는 수령 300년이 넘은 회화나무와 벗하며 아침저녁으로 논어, 금강경을 읽고 명상을 하며, 낮에는 땀을 흘리면서 과일나무를 가꾸고 채소농사를 짓고 있다.
이러한 자연과 더불어 까치, 개구리, 두꺼비와 한집에서 살고 뒷산 고라니, 멧돼지와 이웃으로 살고 있다.
‘은퇴 후 전원에서 산다’는 퇴직 후 전원에서 유유자적하게 살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진솔하게 그려낸 것으로 성인(공자와 석가세존)의 가르침이 은은히 배어나고 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무슨 재미로 산에 사느냐”고 물으면 이렇게 살고 있으니 영혼이 순수해지고 자연과의 합일을 이룰 수 있다고 대답한다. 특히 심중에서 은은히 피어오르는 희열은 가히 천리를 체득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으며 이런 고귀한 체험을 「은퇴 후 전원에서 산다」를 통하여 독자와 함께 공감하고자 했다.
최덕규 교수는 경북 영천 금호강변에서 초등학교를 졸업 후 경제적 사정으로 중학교를 진학하지 못해서 서당에서 천자문(千字文)과 명심보감(明心寶鑑)을 공부했으며 이것이 후일 유가(儒家)와 불가(佛家)의 경전을 공부하는 종자(種子)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동아대학교 경영학 교수로 30년 넘게 후진을 양성해 왔다. 퇴직 후 밀양 시리골에서 경서(經書)를 읽고 농사일을 수행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이런 삶을 통해서 만물은 뿌리가 하나라는 일체동근(一切同根) 사상을 체득하고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며 유유자적(悠悠自適) 후반기 인생을 보내고 있다.
50대 중반 이후 한국불교연구원 구도회, 거제불교거사림 등에서 불교에서 본 논어, 금강경, 진심직설(眞心直說), 육조단경(六祖壇經) 등을 강설했으며 동아대학교 공자아카데미와 임천학당에서 논어(論語), 대학(大學), 중용(中庸) 등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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