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를 맞아 팜모닝이 나의 농사토정비결을 알려주었다. 사주에 흙 기운이 많으므로 농사 짓기에 딱이란다. 게다가 나의 오행강도까지 넌즈시 일러주었다. 불 기운과 흙 기운이 아주 많고, 그런대로 쇠 기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은 나무와 물 기운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나무와 가까이 지내고 물을 많이 들이켜야 한다는 의미다. 요컨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같은 내용을 역리(易理)에 밝은 친구 지당(知堂) 선생한테 보냈더니, 올해 내게 대운이 들어온다고 했다. 여기서 '대운'이란 '큰 운수'라는 말이 아니라 10년 단위로 변화가 일어나는데, 또 한 번의 변화가 올해 입춘(2월 3일)부터 시작된다는 거였다. 괜히 헛물을 켰다. 덧붙여, 내 사주에 대한 해설도 보내주었다. 나의 괘는 ‘풍산점’으로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저 아래에 있다.
[참고사항] 밑줄은 편집자가 그었음
어려움에서 점점 나아가는 괘(卦)로는 화지진, 지풍승, 풍산점이 있다. 진괘(晉卦)는 시작으로 나가는 것이고, 승괘(升卦)는 올라가는 것이며, 점괘(漸卦)는 점차적으로 나아가는 운이다.
점괘는 승괘에서 자라난 나무가 이제 더 큰 나무로 자라나는 것이다. 지풍승은 땅 속에서 땅 위로 자라는 나무이고 풍산점은 산위의 나무로 더 크게 자란다는 뜻이 숨어 있다.
점괘(占卦)의 내괘(內卦) 간은 산이고, 외괘(外卦)의 손은 산 위에 있는 높은 나무다. 즉 점괘의 나무는 높은 산봉우리 위에 있는 한그루의 큰 소나무 상이다. 큰 소나무는 한꺼번에 큰 것이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게 쉬지 않고 성장한 결과 큰 나무가 된 것이기 때문에 순서를 밟아 단계적으로 점점 나아가는 것[漸]이 방향이고 방법이다.
점괘(漸卦)의 상·하괘 간의 관계를 보면, 상괘와 손괘는 순조롭고 하괘 간산은 막혀 답답하다. 그러나 하층부의 문제를 해결할 육사가 매우 유능하고 재주가 있어 하층부의 답답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낼 수 있다. 그래서 점차적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점괘(漸卦)’라 했다.
점괘의 전체 상을 보면 산 위에 나무가 점차적으로 자라나는 산중식목지과(山中植木之課)의 모습이고, 높은 산에 나무를 심는 고산식목지상(高山植木之象)이며, 천리길도 첫걸음부터 나아가는 천리일보지상(千里一步之象)이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등제진보지의(登梯進步之意)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상전에서는 ‘산 위에 나무가 있는 것’이 점(漸)이다. 군자가 산의 편안함과 같은 현덕(賢德)을 갖고 높은 위치에 멈춰 있으면 바람이 멀리 퍼지는 것처럼 스스로 풍속을 선(善)하게 해 간다. 이는 큰 나무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쉬지 않고 급하지도 않게 점진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산상유목점 군자이거현덕선속’(山上有木漸 君子以居玄德善俗)이라 한다.
요컨대 라틴어 명언 ‘페스티나 렌테(Festina Lente)’, 곧 ‘천천히 서두르라'는 말씀이렷다!
바야흐로 100세 인생.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고, 농사 지을 돈이 모자라면 저리 대출 받으며 가면 된다. Festina Le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