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치다

부산 대형 오페라하우스 건립 논란

浩溪 金昌旭 2013. 4. 10. 00:57

 

한겨레 HANI.CO.KR

2013. 04. 10(12)

 

2629억원 들여 2018년까지 완공 예정

시, 문화격차 해소 명분 내세워 추진

지역예술인들 “돈먹는 하마격” 우려

국비 조달 등 건축비용 확보도 문제

 

 

부산시가 2600여억원을 들여 대형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는 것을 두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시는 수도권과의 문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꼭 필요하다는 태도이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문화계는 이용자가 적어 위화감만 조성할 뿐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는 9일 부산항만공사로부터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근처 북항 재개발 사업지역 안 2만8427㎡의 터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262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800석의 오페라 전용극장과 다목적실 등으로 꾸려진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2018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1876년 우리나라 최초의 무역항으로 개항한 부산항을 찾는 관광 프로그램에 오페라하우스를 포함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외 작품을 공연하면 연간 4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예술인 등으로 꾸려진 부산문화정책연대회의 등은 이런 기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1988년 개관한 1400석 규모의 부산문화회관도 낮은 객석 점유율로 고전을 하고 있는데 부산문화회관보다 400석이나 많은 오페라하우스의 객석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

 

건축비 확보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는 2629억원의 건축비 가운데 부산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이 2016년까지 1000억원의 기부를 약속함에 따라 이를 뺀 나머지 1629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800억원을 국비로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정부가 올해 12월 완공할 예정인 부산시민공원 안의 국립극장 건축비로 2000억원을 지원하는 상태에서 오페라하우스 건립비를 지원받기가 쉽지 않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양미숙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하면 시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연간 운영 적자도 만만찮다. 극소수만 이용하는 오페라하우스에 시민들의 세금을 쏟아붓는 것이므로 건립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석 시 문화예술과장은 “입장료가 몇십만원 하는 대형 오페라는 얼마 되지 않는다. 뮤지컬과 케이팝 및 연극 공연이 더 많아서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다. 문화시설은 수익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되받았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은 10일 오후 3시 부산일보 10층 소강당에서 ‘부산 오페라하우스 시민토론회’를 연다. 이승욱 안녕광안리 대표와 이원재 부산문화정책연대회의 사무처장이 발표를 하고, 음악평론가 김창욱씨와 정희준 동아대 교수가 토론을 맡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