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8. 21 | 6면
동상이몽 끝난 에코델타시티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 20일 부산 강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이 보상문제와 관련해 부산시와 수자원공사에 항의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대한 지역주민, 환경단체, 부산시와 수자원공사의 관점은 서로 달랐다. 결국 환경영향평가 설명회는 큰 소득없이 끝났다.
20일 오전 10시께 부산 강서구청 대강당에서 부산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환경단체와 명지동, 강동동, 대저2동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부 주민 "생계대책 세워달라"
시민단체 "환경영향평가 미흡"
시 "평가 내용 불신 아쉬워"
처음부터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았다. 일부 주민들은 "참석자 명단을 근거로 부산시와 수자원공사가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열었다고 주장하며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으니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적지 말고 들어가자"라는 이야기도 했다.
설명회가 시작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한 주민이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소리치며 단상으로 걸어 나갔다. 이 주민은 "철새를 이야기하고 서낙동강의 수질을 이야기하는데 이게 집 잃고 떠나야하는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외치며 "우리가 궁금한 것은 생계대책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환경이 다 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주민들은 "옳소"를 연신 외치며 찬성의 뜻을 보냈다.
단상에 올라간 주민 때문에 20여 분간 설명회가 지연되자 부산시와 수자원공사의 의견을 듣고 싶은 일부 주민들과 언쟁도 일어났다.
환경단체들은 부산시의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환경영향평가서에 철새와 다른 동식물들이 모두 서식지를 이동한다고 적혀있다"며 "철새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 아닌 서식지 이동이 과연 대책이 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국장도 "주민들이 받게 될 악영향에 대해 잘 합의하겠다는 식의 원론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외도 환경단체들은 서낙동강을 2급수로 만드는 문제와 문화재 보호구역 보존 문제를 거론했다.
부산시 김영철 국제산업물류도시개발단장은 "에코델타시티의 성공은 서낙동강을 2급수 수준으로 만드는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과 예산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환경영향평가 내용을 신뢰하지 않는 주민들과 환경단체에 아쉬움을 표했다.
김 단장은 "조류 전문가뿐만 아니라 지질, 문화재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 환경평가를 점검한 내용이다"며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
※ 위의 사진에서 항의하는 인물이 우리 동네 김봉우 형이다. 그리고 그 뒤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이 우리 엄마다. 엄마 옆에 가려진 사람이 우리 아버지다. 다들 칠십을 훌쩍 넘긴 노인네다. 부산시와 수자원공사는 이 무슨 짓거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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