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미국 콜로라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평소 따돌림을 당했던 두 학생이 교사와 급우 등 13명을 살해하고 자살했다. 4월 20일, 그날은 공교롭게도 히틀러의 생일이었다. 이 끔찍한 사건 직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제프 딕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시대의 역설’(The paradox of our time)이 올라왔다.
그러나 그것은 딕슨의 글이 아니라, 미국 시애틀의 한 대형교회 목사인 밥 무어헤드의 설교로 알려졌다. 혹자는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무어헤드든, 달라이 라마든, 제프 딕슨이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네 가슴에 아로새길 만한 글귀라는 사실이다. 2014. 3. 12 들풀처럼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히 화를 낸다.
너무 많이 마시고 너무 많이 피우며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고 너무 지쳐서 일어나며
너무 적게 책을 읽고,
텔레비젼은 너무 많이 본다.
그리고 너무 드물게 기도한다.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말은 너무 많이 하고
사랑은 적게 하며
거짓말은 너무 자주 한다.
생활비를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고
인생을 사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다.
외계를 정복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가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는 더 늘었지만
열정은 더 줄어들었다.
키는 커졌지만
인품은 왜소해지고
이익은 더 많이 추구하지만
관계는 더 나빠졌다.
세계 평화를 더 많이 얘기하지만
전쟁은 더 많아지고
여가 시간은 늘어났어도
마음의 평화는 줄어들었다.
더 빨라진 고속철도
더 편리한 일회용 기저귀
더 많은 광고 전단
그리고 더 줄어든 양심
쾌락을 느끼게 하는 더 많은 약들
그리고 더 느끼기 어려워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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