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5 (16)
기획사 무책임 '신영옥 부산 무대' 무산
성탄절 이브인 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소프라노 신영옥의 '미스티크'(Mystique) 공연을 올리려던 기획사가 불과 나흘 전 공연을 돌연 취소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더구나 기획사 측은 취소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지역 문화계를 우롱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의 온지프렌즈는 지난 20일께 신영옥 부산 콘서트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앞선 17일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은 예정대로 치렀다. 이번 공연은 신영옥 신보 발매 기념 콘서트로 크리스마스 시즌 송과 영화 주제곡들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온지프렌즈 측은 "공개하기 어려운 내부 사정으로 부산 공연이 무산됐다. 표를 구입한 관객들에게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 환불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산 음악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티켓 판매하다 돌연 취소
문화계·팬 "지역 무시" 분통
신영옥 씨 "이해할 수 없는 일"
문제는 기획사 측이 공연 취소를 결정해 놓고 언론에 전혀 알리지 않은 점이다. 공연에 앞서 언론 홍보에 열심이었지만 관객과의 약속을 어기게 되는 공연 취소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표를 예매한 관객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주최 측에 항의하고 있다. 소프라노 신영옥 씨도 기획사의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음악팬은 "신문기사를 보고 공연을 보러 가려고 스케줄을 비웠다"면서 "대체 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그런 결정을 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김창욱 씨는 "신영옥은 조수미, 홍혜경과 함께 한국이 낳은 3대 소프라노다. 이번 공연은 특히 대중적인 선곡들이 많아 음악팬들의 기대가 컸다. 공연을 불발시킨 이후 대책을 적절히 마련하지 않은 것은 지역음악팬들을 무시한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라고 말한다.
부산문화회관의 느슨한 대관규정과 소극적인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1년에 2회 이상 규정을 어겼을 경우, 다음해에 대관을 제약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연말 성수기에 뜬금없이 공연이 무산되면서 다른 기획사가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피해를 입게 됐다. 지역 음악계는 대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태성 선임기자 p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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