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보이는 풍경

음악이 보이는 저녁

浩溪 金昌旭 2015. 2. 24. 08:44

 

한겨레 HANI.CO.KR

한겨레 2015. 2. 24 (27)

 

 

“경제적 어려움, 답답한 현실…. 요즘 세상 살기가 얼마나 힘듭니까. 팍팍한 삶에 찌든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잠시나마 여유와 편안함을 주고 싶습니다.”

 

부산 괴정동 한 상가의 2층에서 작은(66㎡) 문화공간 ‘음악풍경’을 운영하고 있는 김창욱(50) 부산음악평론가협회장은 “음악을 들으면 불안감과 고통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음악으로 정서가 순화되고, 노랫말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이 생긴다.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짐을 음악으로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음악풍경은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그는 “사하구는 부산에서도 문화 소외지역이다. 연극이나 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그래서 작으나마 문화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달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7시30분 음악풍경에서 ‘음악이 보이는 저녁’을 진행한다. 첫째 주에는 지역의 문화예술가를 초청해 그들의 삶과 음악를 아우른 토크콘서트 형식의 ‘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을, 둘째 주에는 영화를 통해 음악의 역사 등을 알 수 있는 ‘보는 만큼 들린다’를 준비했다. 셋째 주에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실내악단을 초청해 음악을 감상하는 ‘소통과 공감’을, 넷째 주에는 지역 신인 음악가들의 공연인 ‘앙팡테리블’로 무대를 꾸민다.

 

그는 “음악을 통한 치유와 음악의 저변 확대, 청년 음악가 배출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청년 음악가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요. 부산에도 열정적인 젊은 예술인들이 많은데, 연주할 공간이 절대 부족하거든요.”

 

그는 지역의 청년 음악가가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평소에도 음악풍경의 연주홀을 청년 음악가에게 연습과 연주를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고, 그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도 만들 계획입니다.”

 

김 회장은 “음악평론가라는 본업을 살려 누구나 음악에 흥미를 더 느낄 수 있도록 ‘렉처 콘서트’(음악과 강의를 곁들인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예비 음악가의 꿈을 키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 대저동에서 태어난 토박이인 그는 경성대 음악과를 나와 2004년 동아대 대학원에서 ‘홍난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신문 기자로 글쓰기를 시작한 그는 <부산음악의 지평>(2002), <청중의 발견>(2012) 등 세 권의 평론집과 블로그 ‘들풀은 잠들지 않는다’(blog.daum.net/kcw660924)를 통해 서울 편중의 음악문화에 지속적으로 ‘반기’를 들어왔다.

 

부산 일대에서 이뤄지는 음악 공연과 행사를 빠짐없이 참관하고 다양한 매체에 꼼꼼히 소개해 대중과 소통하는 그는 무엇보다도 ‘발로 뛰는 비평가’로 인정받는다.

 

부산/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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