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여식 탱자*가 상을 탔다. 지난 여름에는 '다독상'을 타 오더니, 이번에는 '낙동인문고전독서' 우수상이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 그러나 언제나 그러하듯 부상같은 것은 일절 없다. 달랑 종이 한 조각이다. 하기야 삶이란 것도 결국 한 조각의 구름이 아니던가? 2016. 11. 24. 들풀처럼.
* 탱자 : 행태가 매양 탱자탱자한 데서 붙여진 이름.
스캔 바이 들풀처럼.
상장을 받아들면, 언제나 80년대 기형도의 시가 생각난다.
"선생님, 가정방문은 가지 마세요. 저희 집은 너무 멀어요. 그래도 너는 반장인데. 집에는 아무도 없고요. 아버지 혼자, 낮에는요. 방과 후 긴 방죽을 따라 걸어오면서 나는 몇 번이나 책가방 속의 월말고사 상장을 생각했다. <중략> 나는 그날, 상장을 접어 개천에 종이배로 띄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위험한 가계」, 『잎 속의 검은 잎』(문학과 지성사, 2009), 87-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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