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다시 읽기: 공존의 이유-12

浩溪 金昌旭 2018. 12. 10. 20:05

 

조병화(趙炳華 1921-2003)

 

 

깊이 사귀지 마세

작별이 잦은 우리들의 생애

 

가벼운 정도로

사귀세

 

악수가 서로 짐이 되면

작별을 하세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세

 

너만이라든지

우리들만이라든지

 

이것은 비밀일세라든지

같은 말들은 

하지 않기로 하세

 

내가 너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어디메쯤 간다는 것을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작별이 올 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사귀세

 

작별을 하며

작별을 하며

사세

 

작별이 오면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악수를 하세

 

1988년 조병화 시인으로부터 받은 엽서

 

'아름다운 날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읽기: 森浦 가는 길  (0) 2018.12.12
다시 읽기: 서울 1964년 겨울  (0) 2018.12.11
크리스마스트리축제  (0) 2018.12.10
알바비 상납 받다  (0) 2018.12.08
마지막 햅쌀  (0) 2018.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