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부지한테
나쁜 소리 들어 본 적 없네
나는 아부지한테
싫은 소리 들어 본 적 없네
나는 아부지한테
회초리 한 번 맞아 본 적 없네
내가 원하는 거 사 달라 했을 때
아부지 사 주지 않은 적 없네
내가 필요한 돈
아부지 주지 않은 적 없네
주고 나서,
울 아부지
나쁜 내색 하신 적 없네
두 발로 짜박짜박 걸어 다니실 적이
행복이었다는 것
나는 몰랐네
맛 있는 거 오물오물 잡수실 때
그게 행복이었다는 것
나는 차마 몰랐었네
나의 소중한 사람
지금 알고 있는 것
그때 알았더라면.
벌건 대낮,
난 술을 마시네
낮술 마시면
애비도 못 알아본다는 말씀 있으나,
낮술 마셔도
못 알아 볼 애비
이 세상 천지
어디에도 안 계시네
자고 나니, 어느새
애비 없는 자식 되고 말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