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채 부산시의원, 시청 녹음광장에 ‘시인 김수영' 시비 건립 촉구
“2021년 탄생 100주년, 문학·민주화 가치 담은 상징적 문화자산 될 것”
6·25 때 시청 일대 거제리 포로수용소, 3년간 포로 생활 중 시혼(詩魂) 일깨워
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2020.06.17 11:43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 정상채 의원(부산진구2)은 지난 16일 열린 제286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부산시청 녹음광장에 시인 김수영의 시비(詩碑) 건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시청 이전 당시부터 문인단체들이 시비 건립을 줄기차게 요청했으나, 부산시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아쉬움이 컸던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시인 김수영은 1950~60년대 앙가주망(지식인의 사회참여) 예술가로 혁명과 해방, 자유와 민주를 내세우며, 당대 정치권력에 적극 저항해 왔고, '풀', '푸른 하늘을', '폭포', '하... 그림자가 없다', '눈' 등의 작품과 시집 '달나라의 장난'을 남겼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인민군에 의해 의용군으로 강제 동원됐고, 평양까지 끌려가 두 차례나 탈출을 감행했다. 겨우 서울로 돌아왔으나, 불심검문에 걸려 포로수용소에 갇히는 운명을 맞게 됐다.
당시 김수영이 3년 동안 수용됐던 곳은 부산 거제리포로수용소 내 14야전 병원이었는데, 바로 그곳이 오늘날 부산시청과 경찰청 일대였다.
이때 경험한 일들은 그의 '시인이 겪은 포로생활'이라는 산문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해군·해병대 통합 기관지 ‘해군' 1953년 3월호)
김수영의 문학이 잉태된 곳이 현재 부산시청 자리이며, 역사적 장소성을 간직한 녹음광장은 그 자체가 문화적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최적지이자, 특히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김수영 시인의 문학적 의지는 부산시민의 봇물 같은 민주화 열망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이에 정 의원은 '2021년은 김수영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임을 전제하고, ▲김수영문학관이 소재한 서울시 도봉구와 적극적인 문화교류 추진 ▲시청 녹음광장의 시비 건립을 위한 추진협의체(부산지역 문학단체와 김수영문학관이 함께 하는) 구성, ▲부산시청에서 김수영을 기억하는 기념 심포지엄 개최 등을 부산시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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