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막내 여식 탱자*가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하고, ‘모발 기부증서’를 발급 받았다. 세상에 머리카락도 다 기부하다니! 알고 보니, 뜻 깊은 일이다. 여기에 울 탱자가 기꺼이 동참한 것은 실로 가상한 일이 아닐 수 없으니, 可謂 오랑우탄보다 낫다고 내 어찌 말하지 않을 수 있으랴.
※ 탱자 : 하는 짓거리마다 탱자탱자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 본명은 다여름.
이 일을 맡아 하는 곳은 ‘어머나운동본부’. 여기서 ‘어머나’는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이다. 일반인들로부터 25cm 이상의 머리카락 30가닥 이상을 기부 받아 하루 4명, 매년 1천 5백여 명씩 발생하고 있는 20세 미만의 어린 암환자들에게 맞춤형 가발을 무상으로 제공한단다. 그들의 심리적 치유를 돕기 위해서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기부된 머리카락은 어디에, 누구에게 전달되었는지 투명하게 공개된다. 알고 보면, 세상에는 큰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지만 의미 있는 일도 없지 않다. 물방울이 모이고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