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 4

면허증 갱신

오늘, 남부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용호동)에 가서 면허증을 갱신했다. 기존의 2종보통인 것을 1종보통과 통합한 면허증으로 재발급 받은 것이다. 증명사진 3매, 기존 면허증, 수수료 1만원을 내면 1시간 내에 갱신해 준다(무사고 7년).  운전면허증은 내가 가진 유일한 국가자격증이다. 돌이켜 보매 내가 면허증을 딴 것은 1994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의 일이다. 바야흐로 한 세대가 지나고, 또 다른 한 세대가 올 만큼의 긴 시간이 흐른 셈이다. 무상한 일이다.   종별리스트발급일자합격일자발급지역발급일련번호발행시험장등록일자면허조건2종보통1994. 5. 31994. 5. 3부산617570부산남부1994. 5. 3없음  제1종 보통면허로는 승용자동차, 승차정원 15명 이하의 승합자동차, 적재중량 1..

아름다운 날들 2024.05.23

농산물시장 알바

얼마 전, 한 농산물도매시장에서 9일 간에 걸쳐 일용직 노동자로 일한 바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매일 00시 30분부터 07시 00까지였다. 경매에서 낙찰된 각종 농산물(채소)을 중도매인 가게로 옮기거나, 이를 소포장해서 배달하는 일이었다. 일은 어렵지 않았으나, 늘상 물건들을 싣거나 옮기거나 내리는 작업은 손목과 팔목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고, 그 짧은 일정에 무려 네 번 씩이나 정형외과를 찾았다(병명은 양측 수관절부 윤활막염). 이러다 곧 죽을 것 같아 마침내 중도 그만두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무척 잘한 일이다. 그런데 이 무렵 시장의 지하 냉동창고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트 벽면은 온갖 욕설과 절규, 분노와 적개심이 가득한 낙서로 도배되어 있었다. 누가 썼는지 알 수 ..

아름다운 날들 2024.05.18

나의 뒷모습

까까머리 중학시절이던가? 교과서를 통해 중국 수필가 주쯔칭(朱自清 1898~1948)의 ‘아버지의 뒷모습’(1925)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자기의 아버지가 세상 물정을 모르고, 자식을 못미더워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뚱뚱한 몸으로 철길을 가로질러 귤을 사 오고 있었다. 짐짓 자식에 대해 무관심한 듯했으나, 아버지는 은연 중에 아들에 대한 정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산길을 걸었다, 맨발로. 신록이 눈부신 5월 어느 날, 관음사와 정각사 사이에 난 황토 길가를. 나는 세상 물정을 얼마나 알고, 자식들을 얼마나 미더워 하고 있는가. 자식에 대한 나의 정과 사랑은 얼마만큼 깊은가. 과연 깊은가.

힐링의 시대 2024.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