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0
권기정 기자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중단해야"
시민토론회서 “비현실적” 지적
사업비 2600여억원을 투입해 부산항 북항에 추진 중인 오페라하우스(조감도)의 건립계획을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시행정의 대표적 실패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0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주최로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열린 ‘부산오페라하우스 공론화를 위한 시민토론회’ 참가자들은 “한 해 부산에서 열리는 오페라 공연이 많아야 5~6편인 상황에서 왜 부산이란 도시가 오페라라는 장르에 정책적으로 집중해야 하는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발제자로 나선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이명박,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서울 오페라극장 및 청소년 야외음악당’ ‘한강예술섬’은 환경파괴, 전시성 문화사업, 예산 낭비라는 비판과 함께 표류하다 현재 ‘사업 보류’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문화시설의 건립 필요성, 대규모 재정 투입의 타당성과 현실성, 시설 규모와 내용의 적정성, 건립 이후 운영활성화를 위한 전문성 및 효율성 문제에 있어서 불행하게도 한강예술섬과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너무나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승욱 안녕광안리대표는 “오슬로, 코펜하겐, 시드니오페라하우스에는 국립오페라단이 상주하며 수준 높은 공연을 펼치고 있으나 거액의 제작비가 소요되는 오페라의 특성상 연간 수백억원의 국비보조를 받고 있다”며 “건립과 운영 모두 고비용인 오페라하우스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적정 규모와 충실한 내용을 갖춘 문화공간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김창욱 부산음악협회 부회장은 “부산의 작곡가와 연주가가 참여하는 오페라가 무대에 올려져야 부산오페라하우스라는 이름값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부산시는 ‘기념비적 랜드마크’ ‘외국 관광객 유치’ 등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오직 외부에 보여주는 것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부산의 오페라하우스는 크게 지어야 하고 국제적이어야 한다는 지방콤플렉스가 부추긴 사업”이라며 “재정마련 방안도 없이 ‘먼저 저지르고 보자’ 식의 사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사업은 2008년 5월 부산시와 롯데그룹 간 오페라하우스 건립기부 약정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2010년 건립추진위가 구성됐고 지난 3월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했다. 2014년 공사를 시작해 2018년 완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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