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웃기는 음악회가 하나 열린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성공기원 음악회'라는 거다. 시민들의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고, 부산시가 무식하게 밀어붙이는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부산예총이 앞장서서 성공을 기원하고, "하나된 염원을 담아" 음악회를 연다는 것이다. 애잔하다.
그런데, 부산예총은 언제부터 부산시의 홍위병이 되었나?
예총은 부산시가 '하우스' 지을 돈도 없고 땅도 없다는 사실을 모르나? 예총은 부산시의 빚이 3조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모르나? 예총은 오페라가 0.1%의 극소수 '있는 자'들을 위한 예술장르라는 사실을 모르나? 예총은 '오페라' 없이 '하우스' 짓는데만 무려 3,000억이나 든다는 사실을 모르나? 예총은 억소리 나는 건립비에 시민들의 막대한 혈세(血稅)가 투입된다는 사실을 정녕 모른단 말이냐?
그럼에도, 부산예총은 '하우스' 건립이 마치 부산 문화예술계의 숙원사업인 것처럼 왜곡해도 되는가? 부산예총은 '줏대 있는' 부산 문화예술인들의 자존심을 이런 식으로 까뭉게도 되는가? 과연 부산예총의 존재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
부끄러운 일이다. 심히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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