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치다

김수우 포토 에세이집

浩溪 金昌旭 2013. 7. 8. 18:35

 

김수우 시인이 쓴 포토 에세이집에 대해 한 필 썼다. 책으로 나왔다. 원고료가 없어 아쉬웠으나, 퍽 의미 있는 짓을 했다. 물과 바람, 햇볕과 공기가 없다면, 우리가 한 시라도 살 수 있을까? 이 귀중한 것들을 지키는데 녹색환경운동이 앞장서고 있다. 2013. 7. 8 악문방에서

 

 

스캔 바이 들풀처럼. (사) 녹색환경운동, '녹색환경'(2013년 여름호, 통권 제34호), 24쪽.

 

 

 

김수우 시인은 실천하는 지성이다. 앎을 앎으로서 그치지 않고, 그 앎을 우리 삶의 구체적인 현실 속에 적용시키려는 지식인이기 때문이다.

 

벌써 오래 전에, 시인은 ‘물고기가 사는 곳에 사람이 산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부산 원도심 중앙동에서 인문학 북카페 ‘백년어’(百年魚)를 운영하고 있다. 더구나 시인은 칼럼쓰기와 강연, 정기간행물 '백년어' 발행, 편지쓰기 행사 주관 등 이만저만 분망한 삶이 아니다.

 

그런 시인이 최근 '당신은 나의 기적입니다'(도서출판 전망, 2013)라는 제목의 포토 에세이집을 냈다. 직접 사진도 찍고, 에세이도 썼다. 짧고 긴 글들이 ‘군말’, ‘기적’, ‘웃음을 닮는다’, ‘동행’, ‘꽃씨’, ‘하늘우체국’, ‘화음’ 등과 같이 일곱 꼭지로 나누어져 실려 있다.

 

이 책에는 오늘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얼굴이 많이 담겼다. 한결같이 ‘생얼’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갈망하는 시인은 그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범한 기적을 발견하려고 한다. 가령 ‘꽃씨’ 가운데 다음 구절은 과연 잠언(箴言)이요 경전(經典)이다.

 

 

“사회란 관계의 문제. 우리는 밥상에서 그 관계를 처음 배운다. 무엇보다 밥상에서 모든 존재의 이치와 방법을 익힌다. 나눔과 조화, 욕망과 절제를 비롯한 삶의 모든 상대성을 밥그릇과 반찬그릇을 통해 체득하는 것이다. 상을 둘러앉는 사람들, 식구. 밥을 먹지만, 사실은 사랑을 먹는 것이고, 지혜를 마시는 것이고, 인내와 격려를 섭취하는 것이리라.”(193쪽)

 

 

시인은 이웃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 사이의 따뜻함과 정겨움, 희망과 용기와 같은 삶의 긍정적 의미를 불러낸다. 누구나 살이 터지면 아프고, 그 속에는 온기 나는 피가 흐르고 있는 인간임을 새삼 깨닫게 해 준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나의 기적입니다'에는 빛과 향기가 강물처럼 넘실거린다.

 

책은 얇지도 두껍지도 않다. 287쪽에 값은 1만 4천원이다. 다치고 지치고,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데 제격일 듯 싶다. 외상(外傷) 치료에 들어가는 비싼 병원 치료비에 비하면, 매우 싼 내상(內傷) 치유비다. 바야흐로 힐링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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