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7. 09 (21)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에 관한 부산 문화예술인의 시국선언'이 발표되었다. 부산민예총이 총대 메고 나섰다. 기사 맨 끄트머리에는 내가 속한 '사하문화연대'도 마지막 잎새처럼 대롱거리며 매달려 있다. 그런데 뭐냐? 부산문화예술계의 최대 조직인 부산예총(부산예술단체총연합회)은 도대체 어디서 뭘하고 있는 것이냐? 언제까지 부산시 딸랑이 노릇만 할 것이냐? '순수'의 가면을 벗고, 오늘 이땅의 사회현실을 발언하라! 2013. 7. 9 악문방에서
▲ 6일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에 관한 부산 문화예술인의 시국선언'이 발표되고 있다. 맨 오른쪽이 이청산 부산민예총 이사장. 최우창 사진가 제공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데 대해 부산지역 문화예술계가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등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시작되는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와 함께, 그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반응도 주목된다.
사단법인 부산민예총을 비롯한 지역 30여 문화예술단체는 오는 13일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리는 '국정원 선거 개입 규탄 부산시민 시국대회'에 참여한다. 이날 대회에는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와 극단 일터가 참여해 오후 4시부터 문화예술을 매개로 시민들에게 국정원 사태의 불법성과 반민주성을 적극 알린다. 이들 단체는 '총결집일'로 예고돼 있는 오는 20일 시국대회에도 대규모로 참석할 계획이다.
지난달 시국대회가 열리기 시작할 때부터 함께해 온 이들 단체는 지난 6일 시국대회에도 대규모로 참석해 '국정원 정치공작·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부산문화예술인'의 이름으로 3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요구사항은 △대선 불법 개입 지시 책임자 처벌 △국정원 선거 개입 수사 축소·은폐 책임자 처벌 △국정원 개혁 방안 마련과 국민이 납득 가능한 실행방안 제시·이행 등이다.
13, 20일 열리는 시국대회 참가
'재미난 복수' 등 사태 불법성 알려
민예총 이사장 시국선언詩 발표
또 이날 대회에서 이청산 부산민예총 이사장은 직접 쓴 원고지 12매 분량의 장편 시국선언시 '오늘 우리는'을 낭독하기도 했다. 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벌거벗은 영혼으로 세상과 맞서는 일이다/그럴 때 가면을 쓴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그림은 항칠이 아니라 그림일 수 있는 것이다/시를 쓴다는 것은 칼 위에 서는 일이다/짓밟혀 사람 취급받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으로 보일 때, 시는 쓰레기가 아니라 시일 수 있는 것이다/무엇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가?/당신들이 가진 나의 모든 것이 나의 전부라 생각하는가?/나의 어제는 당신들이 가졌어도 나의 내일은 당신들의 것이 될 수 없음은/시간의 신비를 아는 자는 거짓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날 시국선언에 참여한 단체는 부산작가회의, 극단 자갈치, 문화소통단체 숨, 남산놀이마당, 공간초록, 민족미학연구소, 백년어서원, 문화매개공간 쌈, 평상필름, 사하문화연대 등이다. 문학 미술 연극 전통예술 등 장르 예술인과 더불어 지역 문화예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인디·청년문화예술가들도 폭넓게 동참한 것이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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