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 했던가? 갓 꾸민 '음악풍경' 연주홀에서 초딩 2학년 짜리 내 여식이 앞서 연주무대를 열었다. 이른바 '피아니스트 김다여름 독주회'다. 관객은 나와 이뿐이 단 둘. 조명만큼이나 인사성도 밝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 감싼다고 했던가! 어쨌거나 이뿐 내 강아지다. 피아노는 1984년 내가 대학 갈 때 농사 짓는 부모님이 사주신 것을 옮겨 놓은 거다. 당시 돈으로 160만원, 쌀 스무가마에 이르는 거금이다. 내가 갖고 놀던 피아노를 이제 내 막내딸이 갖고 논다. 새벽을 몰고 오는 어린 것에게 내 의자를 비로소 물려줄 때가 온 셈이다. 2013. 11. 17 들풀처럼.
동영상 바이 들풀처럼. 연주곡은 '시인과 나'(The Poet and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