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응답하라, 허남식

浩溪 金昌旭 2013. 11. 23. 17:50

 

에코델타시티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김봉우)가 주관한 "부산시민·강서주민들의 대안에 응답하라" 행사에 다녀왔다(2시 강서예술촌). 대책위원회가 주관하고, 아름다운재단과 환경재단이 후원했다. 먼저 여기서는 '부산에코델타시티에 관한 부산지역 전문가 성명'이 발표되었다. 그 요체는 "허남식 부산시장은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를 구성해 에코델타시티 대안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500여 명의 강서주민이 참여하였다(浩溪추산). 성명서 끝에는 내 이름도 꼽사리에 끼었다. 2013. 11. 23 들풀처럼 

 

포토 바이 들풀처럼. 부산시와 수자원공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윤일성 교수(부산대 사회학과)

 

포토 바이 들풀처럼. 주최측 인사들. 왼쪽부터 우리 동네 차도일 아저씨, 한 사람 건너, 우리 동네 김봉우 대책위원장.

 

포토 바이 들풀처럼. 2부 뒷풀이 사회를 보고 있는 김평삼 선생.

 

포토 바이 들풀처럼. 초청자와 주민들이 함께 한 뒷풀이. 맨 오른쪽 북잽이가 우리 동네 차도일 아저씨.

 

포토 바이 들풀처럼. '강강수월래'로 무대를 온통 수놓은 참여자들.

 

목엔지니어링회사가 아닌, 생태학자의 토지이용계획 대안과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라!

원탁회의를 구성하여 부산시민사회단체 및 전문가와 공론의 장을 마련하라!

 

부산시는 에코델타시티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가? 도대체 이 사업은 참된 생태도시를 만들려고 하는 사업인가, 아니면 4대강 사업처럼 대형 재벌건설사들에게 공사일감을 주려고 추진하는 사업인가? 도무지 상식적으로 납득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 시민사회에서는 이미 1년 전부터 이 사업에 내재한 위험성과 불온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오고 있다. 에코델타시티는 가짜 생태도시이며, 철새보호대책도 미비하고, 서낙동강 수질개선대책도 미봉책이며, 아파트단지와 산업물류단지는 분양가능성이 낮아 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사업이라는 것이 부산 시민사회에서 제기된 중요한 문제들이었다.

 

부산시는 부산 시민사회의 우려와 비판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부산시와 부산 시민사회 모두 부산의 발전을 이야기한다. 부산시는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 에코델타시티사업을 해야 한다고 하고, 시민사회는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 이런 식의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무엇이 올바른 견해인가? 과연 어느 쪽이 진정견해(眞正見解)를 가지고 있는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현상을 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4대강을 살린다며, 그래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이명박 정부는 시민의 세금 22조원을 대형 재벌건설사에게 갖다 바쳤다. 4대강을 죽이는 사업이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국의 시민사회에서는 강력히 반발했다.

 

시민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밀어 부친 4대강사업의 결과는 어떠한가? 강은 죽어가고 있고, 시민의 세금은 탕진되었고, 대형 재벌건설사들은 뇌물에 담합에 온갖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는가? 부산에코델타시티사업은 4대강 후속사업이다.

 

4대강사업의 2탄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이 수자원공사와 함께 사업을 기획, 신청하고 이명박 정부는 지난 대선 직전에 사업을 승인했다. 부산이 어디로 가려는가? 부산에코델타시티사업은 환경을 파괴하고 시민의 세금을 탕진한 4대강사업처럼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부산지역의 전문가들은 허남식 부산시장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력히 요청한다.

 

첫째, 현재의 에코델타시티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잘못된 일을 계속 밀고 나간다면 엄청난 후유증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부산 지역사회 곳곳에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이 해야 할 일은 사업을 중단하고 올바른 비판의 내용들을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출발부터 너무 서둘렀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허남식 시장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부산 미래발전의 한 축을 담당할 이 지역의 장기발전계획을 시민사회 및 전문가들과 충분한 토의없이 허남식 부산시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에코델타시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비판받지 않을 수 없다. 임기 말에 왜 이런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가? 부산시가 1조원 이상을 부담한다.

 

부산 시민의 세금이 아닌가? 시민의 세금은 공사비로 다 들어가고 난 다음 사업성이 없어서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 부산시민의 세금은 탕진되는 것이다. 누구 책임인가? 허남식 시장의 책임일 것이다. 이미 전문가들은 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왜 허남식 부산시장은 이렇게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 부치는가? 그 이유가 무엇인가?

 

둘째, 에코델타시티 대안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기본계획과 토지이용계획을 전면 수정하여, 본연의 생태도시를 만드는 대안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일괄적인 격자형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해 놓고는 이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사업방식부터 전면 수정하여야 한다.

 

사업 타당성 및 관련 정보 공개 없이 밀실에서 진행하는 관성적인 토목형 도시개발 방식으로는 21세기의 생태도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12월까지 실시계획을 승인받겠다는 계획부터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역시 현재로서는 수질문제, 철새를 비롯한 생태계 문제, 지역주민들의 생계문제 등 제대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과되기 어렵다.

 

기본계획도 엉터리고, 환경영향평가도 엉터리인 이 시업을 어떻게 계속 끌고 갈 수 있는가? 환경부의 전제조건인 수질 2등급 개선방안에 대해서, 의지와 실현가능성이 없는 현재의 계획을 뛰어 넘어 현실가능하고 성취가능한 수질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연도별 수질개선목표와 재원확보방안이 다 들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한 기본 원칙,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그에 합당한 구체적인 기본계획과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해야 하다. 토목엔지니어링회사가 만든 토지이용계획이 아니라, 생태학자와 생태활동가들의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이 토지이용계획에 충실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에코델타시티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를 구성해야 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 시민사회와 소통해야 한다. 에코델타시티에 대해서 이렇게 많은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그 동안 이 사업을 두고 허남식 부산시장이 시민사회와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코델타시티가 4대강사업의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은 부산을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일이다.

 

4대강사업을 보라. 온갖 건설비리가 난무하지 않았는가? 검찰이 입찰담합비리를 수사했고, 뇌물수수를 본격적으로 수사한다고 하지 않는가? 부산이 위험하다. 더 악화되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한다.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참여가 그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부산시는 시민사회단체 및 전문가와 공론의 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 곳에서 에코델타시티 대안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히 요청된다. 에코델타시티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의 구성과 운영이 필요하다.

 

부산의 관련 공무원, 수자원공사의 관련 임직원, 부산지역의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에코델타시티의 대안계획을 만들기 위하여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여기서 핵심적인 사안들을 토의하고 합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부산의 경제, 도시계획, 건축, 문화예술, 생태환경, 수질, 사회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뛰어난 전문가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에코델타시티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를 만드는 것이 이 위기를 극복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부산 시민사회의 참여를 핵심으로 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허남식 부산시장이 에코델타시티를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시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가짜 생태도시를 만드는 에코델타시티사업을 중단하고,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를 구성해 대안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2013년 11월 23일

 

부산지역 전문가 일동(가나다 순)

 

강동규 (변호사, 법무법인 신성)

구모룡 (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구영기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권오섭 (인제대 환경공학과)

김민수 (경성대 도시공학과)

김승환 (동아대 조경학과)

김창욱 (음악평론가)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김희진 (영화감독)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문태영 (고신대 생물학과)

박재운 (부산대 경제학과)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만준 (동의대 철학과)

박태식 (의사, 세방치과)

배윤기 (부산참여연대 풀뿌리부본부장)

변영철 (변호사, 법부법인 민심)

설광석 (동아대 사회학과)

송덕용 (회계사)

양은진 (회계사)

오정진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일성 (부산대 사회학과)

윤지영 (동서대 디자인학부)

신   운 (의사, 델타치과)

이남주 (경성대 토목공학과)

이정민 (변호사, 법무법인 진심)

조경제 (인제대 환경공학과)

장세훈 (동아대 사회학과)

장희창 (동의대 독문학과)

조용수 (동아대 건축학과)

진성호 (부산대 화학교육과)

최성주 (변호사, 법무법인 부산)

최종석 (의사, 이지스 치과)

황호선 (부경대 경제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