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사는 정은정 시인으로부터 시집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제목은 『내 몸엔 바다가 산다』(전망, 2014)다. 표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집의 대부분이 바다와 상관된다. 그래서 정 시인은 '바다 시인'이요, 그곳이 다대포(多大浦)인 까닭에 마땅히 '다대포 시인'이라 부를 만하다.
대표작 「내 몸엔 바다가 산다」는 바다와 시인이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비록 바다와는 거리가 있지만, 내 소견으로는 「홍시」라는 시가 가진 이미지가 한층 더 선명해 보인다(시 전문은 아래). 더욱이 그것은 시의 매력, 즉 언어의 압축성이 도드라져 있다.
2015. 4. 10 들풀처럼. http://www.음악풍경.com/
가을의 몸뚱이는 아무래도
알몸일거야
가지마다 달려 있는
저 부끄럼 좀 보라구!
스캔 바이 들풀처럼. 시집의 표지.
스캔 바이 들풀처럼. 시인의 친필. 내 이름이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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