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설 서상환(令雪 徐商煥) 화백께서 책을 한 권 보내주셨다. 시(詩)와 목판화(木版畵)를 짝지운 시화집이다. 제목은 『점』(익산: 동남풍, 2009). 명성이 자자한 화백님께서 친히 작품집을 주셨으니, 실로 감읍하기 이를데 없다(참고로, 화백님께서는 매주 보내는 내 음악편지의 애독자시며, 이따금 격려와 용기도 북돋아 주신다).
간간이 지면을 통해 화백님의 그림을 본 적이 있다. 낯설었지만, 왠지 중학시절 미술교과서에서 본 프랑스 화가 루오의 이미지와 겹쳤는데, 직접 쓰신 「영원에 꽂힌 막대기: 그림을 위한 에스키스」라는 글을 읽어보니, "어린 나이(중2)에 루오의 성화(聖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새삼 내 눈도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5. 4. 8 http://www.음악풍경.com/
스캔 바이 들풀처럼. 책 표지.
스캔 바이 들풀처럼. 목판화 가운데 가장 음악적이라 생각되는 그림. 누군가 첼로를 켜고 있는 이미지다. 오른쪽에는 「부부」(夫婦)라는 시가 씌어져 있다. 협화음과 부부의 상관성을 말씀하려 한 것이 아닐까?
아내의 몸
아내의 몸이 아니라
남편의 몸이다
남편의 몸
남편의 몸이 아니라
아내의 몸이다
남편은 아내 속에서
아내는 남편 속에서
그렇게 하나 되어
살고 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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